최전방 경계초소(GP) 내부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부대의 군단장과 사단장에게 감봉이라는 경징계가 내려진 13일.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예상했던 대로 처벌의 형평성에 대한 비난이 봇물을 이뤘다.
“사병과 하사는 순직하고 영창에 갇혔는데, ‘X별’은 감봉이라니 어이가 없다”는 내용이 쇄도했다. 국민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 대형사고를 두고 장성급 지휘관들의 무거운 짐은 덜어주고, 힘없는 하사(사고GP 부소초장)만 구속시킨 처사에 대한 분노였다.
지휘관 경징계 조치는 개운치 않은 뒷말까지 남겼다. 우선 지난해 철책선 절단사건에 이어 두번씩이나 철책경비에 실패하고 총기난사 사건까지 겹친 6군단장을 살린 데는 군 수뇌부의 배려가 있었다는 말이 돌았다.
지난해 철책선 절단 사건까지 문제삼을 경우 사고지역의 최고 관할지휘관까지 연루된다는 우려를 감안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루머다. 사고 GP의 관할지휘관인 28사단장과 6군단장은 적어도 보직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묵살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윤광웅 국방장관을 살려준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내리사랑’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네티즌들이 ‘X별’이라고 장성을 비하하는 것은 근거가 없지 않다. 지난해 장성진급 비리가 불거졌을 때 진급 후보자들이 부인을 상관집에 식모살이시켜 별을 달았다는 ‘식모별’, 돈으로 별을 샀다는 ‘돈별’이라는 단어가 투서에 등장하면서 함께 공론화했다.
최근에는 2군 사령부의 모 장성이 선물용 멸치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았다며 공관 당번병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멸치별’이란 이름까지 생산했다.
군내에서는 이제 책임지는 장성 지휘관이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지휘관의 영(令)이 서겠느냐라는 자조와 함께.
사회부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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