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아시아 지역과의 동반성장을 통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삼성은 13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이건희 회장 주재로 아시아전략회의를 열고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아시아 지역 공략을 강화키로 했다.
삼성은 세계 인구의 60%가 살고 있는 거대지역으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타깃마켓별 세분화 전략'을 펴 나가기로 했다. 나라별로 경제발전 수준과 문화가 크게 다르고 한 국가 내에서도 소득 격차가 심한 아시아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해 시장 상황에 따른 ‘맞춤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아시아는 인종, 종교 등이 다양하고 지역 간 격차도 크지만 잠재력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 높다”며 “삼성의 미래가 아시아와의 동반성장 여부에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또 아시아 지역 경제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고, 단일시장으로 통합되는 추세에 맞춰 원가절감 목적의 단순 생산기지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상호 발전의 계기를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과 인도 등 국토ㆍ인구ㆍ자원 측면에서 잠재력이 큰 나라들에 대해서는 연구개발(R&D)을 확대해 기초기술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별도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 차별화한 전략을 펴기로 했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전략을 통한 고급 마케팅으로 초기 단계에서 일류기업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하고 각 지역에 정통한 우수인력을 양성하는데 힘쓰기로 했다.
1988년 태국에서 가전 생산 공장을 지어 아시아 지역에 처음 진출한 삼성은 현재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13개, 동남아 7개, 서남아 1개 등 21개(일본ㆍ중동 제외)의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120억 달러(약 12조4,000억원)의 매출(연결 기준ㆍ전체 매출은 81조9,600억원)을 올린 삼성전자는 2010년에는 매출 목표를 두 배 이상인 250억 달러로 잡았으며, 동남아에서 올해 100억 달러 매출(지난해 80억 달러)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회의에서 “아시아 각국이 경제발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관심과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역동적인 아시아 시장에 긴 안목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과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 이기태 정보통신총괄ㆍ이현봉 생활가전총괄ㆍ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 박근희 중국본사 사장,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이 참석했다.
이종수 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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