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셋몸, 존르카레, 그레이엄 그린, 이언 플레밍. 이들의 공통점은?
영국의 첩보소설가라고 하면 절반만 맞은 것이다. 스파이 출신의 영국 첩보소설가라고 해야 정답이다. ‘인간의 굴레’‘달과 6펜스’로 잘 알려진 몸은 영국 MI6(해외정보국)의 비밀첩보원이었다.
암호명은 소머빌. 그는 스위스와 러시아에서의 활동을 토대로‘아셴덴’이라는 첩보소설을 발표했다. 스파이소설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의 저자 르 카레는 영국MI5(국내정보국)와MI6를모두 경험한 이례적인 스파이였다.? 영국은 스파이 원조 국가로 꼽힌다.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이미 근대적인 비밀정보기관을 운영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식민지 경영을 위한 수단이었다. 영국정보기관원 대부분이 이른바 옥스브리지(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의 엘리트로 채워진 것은 오랜 스파이 역사의 반영이다. 멋진 외모, 만능 스포츠맨에 명석한 두뇌까지 갖춘 첩보영화 007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는 영국의 이런 토양을 배경으로 탄생했다.
? 막강한 정보력을 자랑하는 영국 정보기관의 명성에 크게 흠집이 생겼다. 2차대전나치의 런던공습 이후 가장 큰 피해라는7^7 런던 연쇄 폭탄테러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G8 정상회의를 앞두고 테러 경계를 한 단계 낮춘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증폭되고 있다. 9^11 테러이후 MI5와 MI6, GCHQ(정보통신본부)등이 확보한 각종 정보를통합 분석하는 합동테러분석센터를 신설하는 등 엄청난 예산을 들여 정보기관을 대대적으로 개혁한터였다.
? 런던 테러를 계기로 정보기관에만 의존한 테러대응이 한계에 봉착했다는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러스처럼 번식하는 테러조직을 샅샅이 파악해 대응조치를 강구한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가“알 카에다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네임”이라고 지적했듯이알카에다로부터 영감을 받은 자생적이고 독립적인 소규모 단체는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하드식 테러리즘을 뿌리내리게 하는 토양을 제거하는 방법밖에없다. 서방은 이제 새로운 중동정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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