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으로 가는 길(The Road To Ruin).’ 올드코스에서도 가장 어려운 홀로 악명높은 파4 17번홀(461야드)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때문에 홀 이름도 ‘Road Hole’로 명명된 17번홀은 2000년 대회에서 평균 스코어가 4.712이나 될 만큼 선수들에게 한바탕 곤욕을 치르게 했다. 티샷이 조금만 오른쪽으로 휘면 워터해저드로, 왼쪽으로 당겨치면 해저드보다 더 무서운 깊은 러프에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대회를 위해 그린 옆 벙커를 1m 이상 확장했다는 것이 골프장 측 설명이다.
코스 전체가 공포 그 자체다. 들어가기는 쉬워도 나오기는 힘든 항아리형 벙커 만 112개. 우즈가 2000년 최고 성적으로 우승한 것도 한번도 벙커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볼이 떠있는 동안에도 방향을 바꾸는 강풍 속에서 벙커에 빠지지 않도록 볼을 똑바로 보내는 것은 어쩌면 운에 맡겨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티박스를 40야드나 뒤로 물려 티샷을 할 때 그린이 보이지 않도록 만든 2번홀(파4,434야드), 캐리(체공거리)로 290야드를 넘어야 페어웨이에 공을 떨굴 수 있게 만든 4번홀(파4ㆍ480야드), 대회 사상 가장 긴 파5 14번홀(618야드) 등 지옥의 코스가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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