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자 “한국 증시 재평가로 새로운 추세가 시작됐다”는 낙관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수 1,050을 넘으면 비중을 줄여라”, “투자심리 과열을 주의하라”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12일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지수 목표치를 기존 1,150선에서 1,200~1,250선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현 주가 상승은 한국 증시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에 따른 것인 만큼, 이번 강세장이 짧게 끝나지 않고 2~3년 정도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세 전망의 배경으로 경제 펀더멘털의 개선과 유동성 확대를 꼽은 뒤 “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1,150선 정도에 이르러서야 70~100포인트 가량의 깊은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양종금증권 허재환 연구원도 “과거와 달리 1,000선을 넘은 상황에서도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수출주를 중심으로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여전히 상승 시도가 진행 중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이전의 중소형주 중심에서 대형주와 경기 민감주, 정보기술(IT)주와 관련 부품주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일각에선 현 장세를 과열국면으로 보고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매가 중장기적 매수 관점이라기 보다는 유가와 환율, 금리 등의 변수에 연계된 모멘텀 플레이 성격이 짙다”면서 “외국인의 매매 추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모멘텀 투자가들은 삼성전자의 2ㆍ4분기 실적 발표 이후 관망 내지 3분기 실적을 확인하려는 자세로 전환할 수 있는 만큼, 1,050선 이상에서 주식비중을 늘리는 전략보다는 소폭 줄이는 전략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도 “강세장에서는 투자심리의 과도한 쏠림 현상 때문에 조정이 나타나곤 한다”면서 “최근 미수금이 1조2,194억원까지 급증한 것은, 회전율 증가에 따른 과열로 주가가 오른 중소형주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환율이 최근 단기간에 상승했지만 일시적 현상일 수 있는 만큼, 미 달러화와 수출주의 지속적인 강세를 점치는 것은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중소형주는 전술적인 차익 실현을, 수출 관련 대형주의 경우 일정 부분 현금화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조정은 의식하되 지나치게 위축된 마인드로 접근하면 오히려 잠재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면서 차익 실현보다는 ‘매수 후 보유’라는 적극적 전략을 구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짧은 조정 긴 상승’ 움직임이 이어질 것을 전제하고 긴 안목으로 시장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지금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한 분위기인데다 정부의 증시 부양의지가 직간접으로 표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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