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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의료복지 르포-노인 케어 누가, 어떻게?] (9) 일본 개호(介護)보험제도-사회보험방식의 장기요양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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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의료복지 르포-노인 케어 누가, 어떻게?] (9) 일본 개호(介護)보험제도-사회보험방식의 장기요양 보장

입력
2005.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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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개호보험제도는 2000년 4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일본의 고령화율은 17.4%로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국민 의료비 증가로 의료보험 재정이 악화했다. 이에 따라 의료서비스(급성기 의료시설에서의 진료, 수술, 처치)와 개호서비스(노인에 대한 생활 케어)를 분리해 재정안정을 꾀하면서 동시에 노인보건법이나 노인복지법 등에 의해 분리돼 제공되던 케어 관련 서비스를 일원화해 보다 효율적이고 포괄적인 케어를 노인들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로 개호보험제도가 신설됐다.

일본의 개호보험은 사회보험 방식에 의한 장기요양 보장제도이다. 따라서 일반국민은 이미 시행 중이었던 의료보험에 대한 부담과 더불어 개호보험에 대한 보험료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연령층의 국민이 다 이중부담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실질적으로 케어에 관한 급여혜택을 받는 40세 이상의 국민들만 의료보험료와 개호보험료를 동시에 부담한다.

개호보험의 실시로 의료서비스는 의료보험제도에 의해, 개호서비스는 개호보험에 의해 따로따로 급여되는 식으로 의료서비스와 개호서비스가 분리됐다. 이에 따라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국민의료비 절감이 기대되고 있다.

개호보험 서비스의 수혜는 피보험자 본인의 신청에 의해 시작된다. 이용자가 개호보험 보험자인 자치단체에 신청을 하면 먼저 약 80항목에 이르는 정신 및 신체활동능력에 대해 조사한다. 이어 심의위원회의 판정을 거쳐 신청자가 개호보험 서비스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와 대상이 될 경우의 등급이 결정된다. 개호서비스 등급은 비교적 건강한 상태에서 약간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요지원(要支援:1등급) 상태로부터 와상상태의 중증으로 보다 많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개호도 5까지 모두 6등급으로 구분된다. 이 등급의 결정은 중요하다. 독일이 3단계로 등급을 정해 보다 많은 서비스를 받고자 원하는 국민들로부터 원성이 높은데 비해 일본은 6단계로 세분화해 국민들의 불평이 적은 편이다.

등급이 결정되면 이용자는 케어매니저를 찾아가 앞으로의 케어플랜을 정하게 된다. 케어매니저는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들로서 해당분야 임상경력이 5년 이상인 사람이고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한 전문인이다. 케어 매니저는 개호도 등급에 따라 헬퍼 파견, 데이 서비스 이용 등 개인별로 상세한 세부 케어 계획을 짜준다.

개호보험 서비스의 종류는 시설입소 서비스와 재가 서비스 두 종류가 있다. 재가 서비스는 홈 헬퍼에 의한 방문개호, 간호사에 의한 방문간호, 낯 시간 동안 해당시설을 방문하여 레크리에이션 및 생활지원 혹은 재활서비스를 제공받는 데이 서비스나 데이 케어, 단기입소, 복지용구의 대여 등이 있다. 또 시설서비스로는 특별양호노인홈(전문요양시설), 노인보건시설(중간시설), 요양병상 입원, 재활, 의료서비스가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이용자가 부담하는 이용료는 전체 액수의 10%다.

그동안 일본의 노인관련 서비스체계는 시설 위주의 고비용을 요하는 비효율적인 것으로 인식돼 최근 시설 위주의 서비스를 지양하고 재가 서비스 위주의 서비스로 선회하고 있다. 실제로 개호보험 급여액을 보면 2000년 시행 당시에는 재가서비스가 618억엔, 시설서비스가 1,571억엔으로 시설서비스 급여액이 월등히 높았으나 2004년 11월부터는 시설서비스 급여액이 2,332억엔, 재가 서비스 급여액이 2,333억엔으로 역전됐다. 분야별 서비스 이용자의 증가 추이를 보더라도 2000년 4월을 기준으로 한 2004년의 시설서비스 증가는 48%인 반면 재가 서비스는 150%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녀와의 동거율이 해를 더할수록 낮아지고 독거노인과 부부 단독세대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재가 케어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재가케어 방법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개호보험은 시행 5년째를 맞아 지금까지의 시행경과를 평가,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재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우선 피보험자수를 보면 시행초기 2,165만명에서 2,473만명으로 14% 증가했으나 개호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대상자수는 218만명에서 402만명으로 84% 증가했다. 처음에 3.6억엔이었던 개호보험의 총비용 급여비는 매년 10%를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5년 예산은 6.8억엔에 달하고 있는데 이대로 가면 약 10년 후에는 10.6억엔이 되고 현재 3,300엔의 보험료도 두배인 6,000엔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개호보험제도 개선을 통해 급여의 효율화와 중점화를 꾀하면 약 8.7조엔 정도에서, 보험료도 4,900엔 선에서 억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이 준비 중인 개호보험제도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첫째가 개호예방의 급여화다. 대상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경증의 서비스 대상자(요지원과 개호도 1이 전체의 48.8%를 차지)를 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실시하?이를 급여화함으로써 이들의 건강악화를 방지해 추가부담을 예방한다는‘예방급여의 실시’다. 이를 위해 예방개호 서비스를 담당할 지역포괄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각종 지역지원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둘째,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는 시설서비스를 받는 경우라도 거주비와 식비는 모두 자기부담이 원칙인데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개보보험 급여에 포함해 왔다. 이에 따라 집에서 서비스를 받는 것보다 시설에 입소해 서비스를 받는 것이 본인부담이 훨씬 더 적은 기현상을 빚어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설에 입소할 경우 거주비와 식비를 전액 본인부담으로 돌려 시설서비스를 받는 노인이 재가 서비스를 받는 노인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도록 해 가능하면 재가 서비스로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셋째, 치매전용 데이 서비스, 야간 대응형 방문개호, 치매전용 그룹 홈 등 정원 30명 미만의 소규모 다기능의 새로운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신설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상정돼 이미 심의가 끝났으며, 올 10월 부분 시행을 거쳐 2006년 4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제공

도쿄=남상요 교수(유한대학 의무행정과ㆍ한국일보 특별취재팀)

■ 도쿄 노인복합시설 '요쿠후카이'

도쿄 시내 주택가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요쿠후카이(浴風會: 도쿄도 스키나미구)는 일본의 대표적인 노인케어 시설 중 하나다. 양로원이나 요양원은 한적한 교외에 위치해야 한다는 일반적 생각과는 달리, 노인복합시설 요쿠후카이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자녀들이 쉽게 부모를 만나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타야마 켄지 요쿠후카이 이사장은 “노인시설은 도심에서 생활하는 가족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내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이곳에선 노인 보건 복지 의료종합시설이 한 곳에 몰려 있어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1923년 관동대지진 피해자를 위해 왕실로부터 받은 하사금과 외국의 원조금 등을 기금으로 1925년 설립된 요쿠후카이는 처음엔 집이나 가족을 잃은 노인을 위한 수용 보호 위주의 시설이었으나, 1963년 일본 노인 복지법 시행과 더불어 노인 복지시설로 전환됐다.

요쿠후카이의 대상자는 가정생활이 곤란한 노인들이다. 주로 독거 노인들로 전세 얻기조차 어려운 형편에 놓인 경우다. 이런 노인들을 위해 요쿠후카이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60세 이상 건강한 노인을 위한 주거시설인 ‘송풍원’(양호노인홈)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케어를 필요로 하는 노인을 위한 ‘남양원’(특별양호 노인홈) △300병상의 노인병원 △재택노인 지원을 위한 재택 케어 지원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남양원은 4인실이 가장 많고 1인, 2인실 등이 있다. 고령자를 위해 격자창을 만들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실내를 나무판으로 꾸미는 등 가정적인 분위기를 냈다. 또 병설운영 중인 재택 서비스센터에서는 데이 케어 서비스, 단기 입소 서비스, 입욕 서비스, 급식 서비스 등의 다양한 재택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외에도 식사 입욕 등 서비스에 한정해 개인의 자립성을 존중한 주거 환경에 중점을 둔 경비 노인홈인 ‘요쿠후카이 케어 하우스’등도 병설돼 있다.

요쿠후카이 병원은 노년의학, 노년의료, 노인심리학 등 연구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노인 전문병원이다. 치매를 집중연구하는 장수연구센터도 있다.

이타야마 켄지 이사장은 “비슷하면서도 서로 기능이 다른 시설들이 같은 지역에 몰려 있으면서 노인의 건강상태와 질병 중증도에 따라 노인 케어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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