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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UBC 로스폴 킹 교수/ "영어 열풍보면 배 아파 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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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UBC 로스폴 킹 교수/ "영어 열풍보면 배 아파 죽겠습니다"

입력
2005.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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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유학과 영어마을 운영에 들이는 돈의 10%만이라도 세계 한국어 교육 발전에 써 주기를 바랍니다.”

한국 사람이 한 얘기가 아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한국학과 로스폴 킹(44) 교수의 말이다. 그는 7년째 미국 미네소타주 콩고디아 언어마을(일명 ‘숲속의 호수마을’)에서 ‘한국어 마을’ 촌장을 맡고 있다. 8월 1일~27일 열리는 이 캠프에는 외국인과 입양아 한국인 등 학생 94명이 참가한다.

킹 교수는 캠프 준비와 ‘해외 한국 방언 워크숍’(강남대 주최), ‘해외에서 한국 교육과 한국학’을 주제로 한 세미나(14일부터 고려대)에 참석차 최근 방한했다.

호수마을에는 여름과 겨울 방학에 14개 언어 마을이 생겨 연간 9,000명의 학생이 참가하고 있다. 한국어 마을은 그가 미 프리만재단의 지원을 받아 1999년 처음 열었다. “미국에 한국의 축소판을 만들어 놓고 한국어와 한국학을 영어권 학생에게 가르칩니다. ‘한국통’ 내지는 ‘친한파’를 양성하는 사관학교인 셈이지요.”

마을의 교육 이념은 ‘모두에게 열린 세계어로서 한국어’다. 매일 한국어 교육을 위한 ‘작은 마당’, 태권도와 사물놀이 등을 배우는 ‘놀이마당’, 노래ㆍ연극ㆍ마당놀이를 즐기는 ‘큰 마당’이 열린다. 올해는 양궁을 추가했고, 내년에는 국궁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킹 교수가 확보한 한국어 교사는 26명. 한국 국제교류재단이 6,000달러를 지원하지만 턱없이 부족해 매년 국내 재단과 기업을 찾아 다니며 도움을 청하고 있다. “독일, 일본, 프랑스, 중국 등 다른 나라 언어 마을은 본국의 대규모 지원으로 신청 학생이 몰리고 있어요. 반면에 우리 한국어 마을은 다른 나라 언어 마을을 빌려 운영하고 있고, 프로그램도 비교가 안 될 정도지요….”

학생 때 독일어와 스페인어 마을에 들어갔던 기억을 되살려 한국어 마을을 설립한 그는 한국의 영어 배우기 열풍을 보면 “배가 아파 죽겠다”고 한다.

예일대 2학년 때 언어학 시간에 한국어를 처음 접한 킹 교수는 25년째 한국어와 한국학을 연구하고 있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과서’를 썼고,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UBC 코뮤니케이션센터 학술부장인 한국인 아내(김효신)와 함께 번역도 하고 있다. 지금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옛날이야기 100가지’(서정오 지음).

킹 교수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만큼 이제 한국 정부도 본격적으로 투자해 달라”고 호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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