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오버추어코리아에 입사한 새내기 사원 황산혜(24)씨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보기 드문 ‘키워드 에디터’라는 독특한 직업을 갖고 있다. 키워드 에디터란,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관련 업체를 표시해주는 키워드 광고를 심사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국내 키워드 광고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오버추어코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황씨는 의뢰받은 키워드 광고 내용의 사실 여부와 음란성, 유해성 문제 등을 내부 심사기준과 정보통신윤리법에 따라 판단한다. 하루 평균 그의 손을 거쳐가는 광고는 1,000여개. 황씨는 “일은 많지만 인터넷 광고가 네티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한다.
황씨는 독특한 업무를 하는 것 만큼이나 입사 과정도 특이했다. 그는 서류전형 및 필기시험이라는 일반적인 입사절차 대신 논문과 영어 프리젠테이션으로 바늘 구멍 같은 취업의 문을 통과했다.
영남대 언론정보학과에 재학하던 지난해 11월 황씨는 오버추어코리아가 실시하는 ‘검색의 미래’라는 논문 공모전 포스터를 보고 응모를 결심했다. 오버추어코리아가 어떤 회사인 지 알아본 뒤 한 달 동안 자료조사를 거쳐 ‘키워드 고객의 욕구를 찾아서’라는 주제의 논문을 제출했다. 논문은 당장 마케팅에 활용해도 좋을 만큼 독특한 아이디어를 담고 있었고, 황씨는 200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당히 선발됐다. 그는 부상으로 올해 2월 미국 오버추어와 오버추어를 인수한 야후 본사를 방문, 외국 경영인들 앞에서 논문 내용을 영어로 발표했다.
현지 경영인들을 놀라게 한 그는 뜻하지 않게 베스트어워드 상을 받으며 올해 4월 오버추어코리아의 인턴사원이 됐다. 3개월 동안 인턴생활을 하면서 꼼꼼한 일솜씨로 두각을 나타낸 황씨는 이달초 정식 사원으로 발령을 받았다. 그는 논문 제출부터 영어 발표, 인턴사원 생활까지 잠시도 쉴 틈 없이 달려오다보니 남들처럼 취업 고민을 해 볼 겨를 조차 없었다. 황씨는 “취업난을 겪지 않아도 됐다는 점에서는 행운이었다”고 말하지만 취업을 단순히 운 덕분으로만 보진 않는다. 그는 “오래전부터 IT분야전문 직종을 원해서 여기에 맞는 공부를 해왔다”며 “막연한 취직 준비보다는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준비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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