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두렵지 않다.”
7.7 런던 연쇄 폭탄 테러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은 런던 시민들이 똘똘 뭉쳐 테러의 후폭풍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 아직 나흘 밖에 안된 테러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만도 하지만 이들은 테러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웹사이트에 밝히고 자발적으로 대중교통 이용에 앞장서고 있다.
테러 직후 웹디자이너 알피 데님(29)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WERENOTAFRAID.COM)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참사 당시 몸이 아파 집에서 쉬고 있던 데님이 뉴스를 들은 뒤 친구가 보낸 휴대폰 사진 한 장을 자신의 블로그에 띄우면서 네티즌들의 답글과 사진들이 쇄도했다.
연일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3,500개 이상의 이미지가 전송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런던의 상징물, 애완동물, 자신들의 사진들을 이 사이트에 올리면서 ‘우리는 테러에 겁먹지 않는다’는 글을 남기고 있다.
이 사이트는 더 이상 개인의 블로그가 아닌 테러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열차테러의 아픔을 겪었던 스페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민들이 적극 참여해 조회수가 25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데님은 “런던을 방문하지 않았던 세계 각국 사람들이 런던을 위로하고 있다”며 “우리는 절대로 테러에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 시민들은 버스와 지하철 타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참사 후 첫 월요일인 11일 택시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테러의 악몽을 씻어내자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도 이날 지하철에 직접 탑승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11일 사망자가 49명에서 52명으로 늘어났다며 킹스크로스 역에서 숨진 수잔 레비(53)가 최초로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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