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이 서울대 2008학년도 입시안 파문을 봉합할 묘안이 될 수 있을까.
교육인적자원부가 논란이 확산되고있는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의 본고사 여부를 가리기 위해 논술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함에 따라 그 내용과 효력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교육부가 당초 계획한 가이드라인 발표 시점은 8월 말이다. 각 대학이 도입해서는 안될 논술고사 유형을 이 기간까지 정해 대학측에 통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가이드라인 확정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입시안 파장을 조기에 불식시키고,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에 대비하기위해서도 시간을 절약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11일 실ㆍ국장 회의에서 “논술이 본고사가 안되도록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거듭 지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대 입시안 사태가 발생한 이후 “교육부가 어떤 게 본고사이고, 논술고사인지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서 통합교과형 논술을 본고사로 단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대학들의 지적도 논술 가이드라인 비중을 배가 시켰다고 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일단 가이드라인 마련을 대학 교수 등 전문가에게 맡기되, 논술고사와 본고사를 구분하는 경계를 ‘고교교육과정 포함 및 지필고사 실시 여부’로 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령 교육과정에 들어있는 국어지문과 영어지문을 동시에 제시해 언어능력과 영어능력까지 함께 평가하는 것은 약간의 변별력을 측정키 위한 논술고사로 볼 수 있지만, 교과과정이 소화해내기 어려운 지문이 여러 개 등장하고 2~3개 영역 문제가 섞여 출제될 경우 본고사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서울대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는 본고사로 구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통합교과형 논술은 여러 개별 과목을 혼합하는 영역의 문제를 내 상당한 수준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교과과정외 출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관건은 교육부가 마련한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이 과연 어느 정도 구체성을 띠고, 대학측은 10월께 확정할 2008학년도 대입전형 최종안에 이 내용을 100% 반영하게 될 것이냐에 모아진다. 연세대 입시관계자는 “대학마다 논술의 유형이 많이 달라 교육부가 일률적으로 본고사를 구분하는 논술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단 열쇠는 교육부로 넘어갔지만, 논술고사 가이드라인 내용에 따라 ‘수습’과 ‘확전’의 명암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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