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한국 증시를 외면했던 ‘서머랠리(Summer Rallyㆍ증시가 초여름이나 휴가철에 임박해 강세를 보이는 현상)’가 2005년 여름에는 현실화할 것인가? 종합주가지수 1,000선 안착 가능성이 높아지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로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11일 주가가 급등, 2000년 1월3일 이후 처음 1,040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서머랠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증시가 활황을 보일 것이라는 총론에는 일치하면서도, 어떤 업종의 어떤 종목이 상승장을 주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세종증권은 이날 분석자료를 통해 “정보기술(IT)이나 운수장비 등 경기 민감업종이 주도하는 서머랠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시장평균 대비 약세를 보여왔던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환율 민감주들이 1,050원까지 급등한 원ㆍ달러 환율에 힘입어 최근 강세로 돌아선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증권 관계자는 “7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두 업종에 대해 3,500억원 가까운 매수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전기전자 자동차 금융 및 일부 소재주 등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고했다.
대우증권과 신영증권도 “최근 수출관련주로 시장의 매기가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상승으로 수출대기업의 2ㆍ4분기 실적이 긍정적이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 이후에는 빠르게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반면 대한투자증권은 그동안 국내 증시를 견인한 중소형주 중심의 개별종목 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김정욱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발표될 경우 실적이 저조한 IT 및 소재 관련 대형주는 추가 상승이 힘들겠지만,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는 중소형주의 상승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이익률이 10%를 웃돌고 ▦시가총액이 순(純) 유동자산의 2분의1 보다 작고 순자산의 3분의2 이하인 종목 중에서 ▦배당수익률이 실세금리 수준인 3.5%를 상회하는 12개 중소형주를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대신증권은 업종이나 종목 구별 없이 순환매적 성격의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증권은 “고유가 등을 감안해 그동안 증시가 ‘단기 과열국면’에 직면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이 같은 전망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현재 주가가 과열상태가 아닐 뿐더러, 미처 판단하지 못했던 구조적 변화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높은 주가지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풍부한 유동성과 환율 등 개선되고 있는 거시변수에 주목, 업종별 순환매를 통한 적극적인 개입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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