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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자회담 제안 조건· 내용 바꿀 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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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자회담 제안 조건· 내용 바꿀 용의"

입력
2005.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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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6자 회담 재개를 앞두고 미국 관리들로부터 북한에 대해 한결 부드러워진 메시지가 흘러나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1일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의 아시아 방문을 수행 중인 미국 관리들이 “미국은 북한 핵 문제의 교착 국면 타개를 위해 미국의 제안의 조건과 내용을 바꿀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물론 북한이 미국의 우려에 건설적으로 답할 경우라는 단서가 붙긴 했다. 하지만 북한을 유인하기 위해 지난해 6월 3차 6자 회담에서 내놓은 미국안을 수정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되풀이 강조하던 회담 재개 합의 이전의 태도와는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미국 관리는 “미국안은 요구가 아니라 제안”며 “평양의 입장을 다시 듣는 게 중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대답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미국의 ‘열린 자세’는 전날 라이스 장관이 폭스 TV와 가진 회견에서도 확인됐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안에 북한이 귀담아 들을 내용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이 제안에 대한 북한의 응답을 듣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특히 이 안에 대북 안전보장과 북한의 에너지 수요에 대한 고려가 담겨 있음을 예시하며 화답을 거듭 요청했다.

미국의 달라진 태도는 4차 회담에서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어지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이번 회담은 대화를 위한 대화가 돼서는 안 된다”며 “회담의 목표는 진전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협점을 찾기 위해 대화를 갖기 위해 소매를 걷어올리겠다는 각오도 보탰다.

이 같은 태도에는 북한의 시간끌기 작전에 말리지 않겠다는 뜻이 포함돼 있지만 이제는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로 핵 문제의 돌파구를 열 때가 됐다는 미 정부 내부의 기류 변화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현 입장은 조지 W 부시 1기 정부에 비해 더 진취적인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1~2개로 추정했던 북한 핵무기 보유수가 7~8개로 늘었다는 정보기관 의견이 제기되면서 회담을 재개하려는 미국의 입장이 더욱 절박해진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대해 완전히 의심을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시 미 정부 내에서도 북한의 회담 재개 합의가 핵 포기 협상에 나서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인지를 두고 여전히 견해가 갈려 있다.

일부 관리들은 어떤 양보책이 주어지더라도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회담이 실패할 경우 대북 강경론이 거세게 일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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