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좋을 때면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친구들이 있다. 엊그제 얼마를 벌었다더니 오늘은 상한가라며 은근히 자랑이다. 친한 친구라면 내 돈도 좀 굴려줄 수 없느냐고 부탁해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친구 추천으로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펀드 투자도 마찬가지다. 역시 좋은 펀드를 고르는 안목을 갖지 못하면 언젠가 후회할 일이 꼭 생기기 마련이다. 펀드 평가 과정은 어렵고 복잡하다. 하지만 다음 세 가지 질문만 유념한다면 전문가 못지않게 좋은 펀드를 골라 낼 수 있다.
“펀드 규모가 얼마예요?” “언제 설립됐죠?” “과거 3년간 수익률 표를 보여 주시겠어요?”
펀드 규모는 대중적 인기도를 검증할 수 있는 잣대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규모가 클수록 좋은 펀드일 확률이 높다. 펀드에 돈을 버리듯이 투자하는 사람은 없다. 똑똑한 사람들이 나름대로 분석하고 고민한 결과물이다.
오래된 펀드는 보통 시장대응력이 좋고 생명력이 강하다. 펀드가 수익률을 잘 내지 못하면 분명 순유출이 늘어나 조기 청산되고 만다. 최소 3년 이상 적정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펀드라면 믿을 만하다. 단, 국내펀드의 경우 펀드매니저의 이동이 잦고 순간적 인기를 위해 신설펀드에 사력을 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 만드는 펀드가 수익률이 좋은 경우도 있다.
과거 수익률은 펀드매니저의 실력을 뜻한다. 그러나 좋은 시절 단기간의 수익률은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적어도 시장의 출렁거림을 한번은 겪게 되는 3년 이상의 수익률 그래프를 봐야 펀드 능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다. 최근에 ‘대박’을 터뜨린 펀드에 무턱대고 가입하면 매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수익률 놀이에 멀미하기 십상이다.
저금리 시대에 펀드는 피할 수 없는 투자수단이다. 하지만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 그렇다면 판매직원의 인상만 보지 말고 최소한 위의 세 가지 질문만 던져보자. 판매직원이 다시 한번 고민한 뒤에 상품을 권할 것이다.
손민보 신한PB 분당센터 팀장 mbson@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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