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무대를 점령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은 인해전술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자주 우승의 문턱에서 발목이 잡히곤 한다. 뒷심 부족이다.
한국 선수들은 11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즈미도우스골프장(파71ㆍ6,408야드)에서 열린 제이미파오웬스코닝클래식(총상금 12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도 이 같은 아킬레스건을 드러내면서 또 한번 일을 그르쳤다.
10번홀까지 2위 그룹을 4타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눈앞에 뒀던 한희원. 그는 3일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할 만큼 샷 감각이 좋았다. 하지만 11번홀부터 무엇에라도 홀린 듯 보기 3개와 더블보기 1개를 남발하면서 공동 3위(9언더파)로 주저앉고 말았다.
17번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던 루키 임성아(MU)는 18번홀(파5)에서 챔피언 퍼트가 될 법했던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스쳐 지나면서 불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었다. 임성아는 1m 남짓의 파퍼트마저 홀을 외면, 연장전에 동참할 기회마저 날려 버렸다. 한희원과 챔피언조 대결을 벌였던 장정도 이번 대회 들어 첫 오버파(72타)의 부진으로 공동 5위(8언더파)로 내려앉았다.
마지막 희망은 ‘코알라’ 박희정(CJ). 박희정은 이날 5타를 줄이는 불꽃샷(합계 10언더파)을 선보이면서 6년차 무관의 헤더 보위(미국)와 연장전에 돌입해 통산 3승에 바짝 다가서는 듯 했다. 그러나 박희정은 연장 3번째 홀에서 두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보위에게 생애 첫 우승(상금 18만 달러)을 헌납했다.
올 시즌 박희정의 2번째 준우승(통산 3번)이자 한국 선수 전체로는 5번째 준우승(강지민 김주연 등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경우 제외). 지난해에도 우승은 5번에 그친 반면 준우승은 15번에 이를 만큼 한국 선수들은 지독한 준우승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병주 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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