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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기가막혀"

입력
2005.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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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명의나 인터넷 아이디 등을 도용당한 억울한 피해자들이 범죄 혐의자로 몰려 조사를 받거나 실제 보름여 기간동안 구속됐다 풀려나는 황당한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났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조모(38ㆍ회사원)씨는 지난달 13일 훔친 차에 폐차된 차량의 번호판을 옮겨 달아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한 혐의로 서울 청량리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은 2003년 도난 차량의 매매거래 기록을 추적하다 조씨로부터 차량을 구입했다는 중고 매매상 신모(38)씨의 진술과 조씨 명의의 통장 거래내역 등을 토대로 조씨가 최종 차량 판매자이자 이 사건의 주범임을 확신했다. 조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극구 부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법원도 경찰 수사내용만을 믿고 그대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조씨를 구속하고 수사를 확대하던 중 조씨의 은행계좌에서 오모(37)씨 명의로 입급된 돈을 확인한 뒤 오씨를 공범으로 지목해 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오씨는 이미 2003년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도용해 훔친 차를 팔아오다 대전 지역에서 검거돼 복역중이었다.

경찰은 수사기록을 검토한 끝에 수감 중인 오씨가 조씨의 명의를 도용해 계좌를 개설한 후 훔친 차량을 매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사실을 검찰에 통보, 조씨를 구속한 지 16일 만인 지난달 29일 석방했다.

■ 일병 게임 캐릭터 강탈 누명 헌병대서 소환 조사 받기도

한편 육군 3사단에서도 군 입대 전 즐기던 인터넷 게임 아이디와 인적사항을 도용당한 박모(20) 일병이 애꿎은 범죄혐의자로 조사를 받다 나중에 무혐의가 입증됐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경북 경산에 사는 대학생 권모(24)씨가 지난 5월 인터넷 게임사이트인 S클럽에 접속해 박 일병과 채팅을 하던 중 거짓말에 속아 자신의 인터넷 게임 캐릭터 23개를 빼앗겼다며 국방부 합동조사단 범죄신고센터에 박 일병을 신고했다. 헌병대는 즉각 박 일병을 혐의자로 지목해 소환 조사를 벌였지만 박 일병은 계속 결백을 주장했다.

헌병대는 박 일병의 일관된 주장에 따라 권씨가 이용한 시점의 해당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IP를 추적한 결과 인근 지역에 사는 고모(41)씨가 박 일병이 입대 전 사용하던 인터넷 아이디와 인적사항 등을 도용해 채팅을 하다 권씨를 속여 캐릭터를 가로 챈 것을 밝혀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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