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등 강북 구도심 중심의 출퇴근 패턴이 구로, 강남, 여의도 등 한강 이남지역으로 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로, 영등포, 용산지역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새로운 주요 통근권역으로 떠올랐다. 손승호(지리학박사) 고려대 지리교육학과 강사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내는 ‘서울도시연구’에 최근 발표한 논문 ‘서울시 통근통행의 공간구조 변화 : 1996~2002년’ 에서 “서울시내 통행패턴이 구도심 중심의 단핵구조에서 한강 이남 중심의 다핵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씨는 96년과 2002년 출퇴근시 서울시민들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중심으로 통행량과 통행패턴 등을 분석해 서울의 주요 통행중심지를 분류했다. 연구결과 96년 서울의 통행중심지는 10개 권역으로 도봉ㆍ성북권, 관악ㆍ동작권, 강서ㆍ양천권, 강남ㆍ서초권, 중랑권, 은평ㆍ서대문권, 강동권, 광진ㆍ성동권, 송파권, 마포권 순이었다. 상계동과 미아동 등 대규모 아파트촌이 밀집한 도봉ㆍ성북권이 서울시내에서 가장 뚜렷한 통근권역으로 나타났으며 이곳 주민들은 주로 번동, 종로동, 필동 등으로 출근했다.
반면 2002년에는 주요 통근권역이 도봉ㆍ성북권, 관악ㆍ동작권, 송파ㆍ강동권, 강서ㆍ양천권, 구로ㆍ영등포권, 은평ㆍ서대문권, 강남ㆍ송파권, 중랑ㆍ광진권, 성동ㆍ광진권, 마포권, 노원권, 용산권 등 12곳으로 다양해졌다. 특히 상위 5개 통행중심지 중 4곳이 한강 이남 권역이었다.
한강 이남지역에서는 금융중심지인 여의도, 디지털단지 등이 들어서고 있는 구로지역을 중심으로 구로ㆍ영등포권이 새로운 통근권역으로 떠올랐다. 강북지역에서는 용산동, 원효로동을 주요 도착지로 하는 용산권이 새로운 통근권역으로 떠올랐다.
손씨는 “96년만해도 도봉ㆍ미아동에서 종로 등 구도심으로 향하는 출퇴근 통행패턴이 일반적이었으나 2002년에는 여의도동, 삼성동, 압구정동, 서초동 등이 출근자들의 주요도착지로 떠올랐다”며 “90년대말 이후 통근자들의 이동패턴이 한강 이북에서 신흥상업업무지역인 한강 이남으로 이동, 서울의 공간구조가 다극화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서울시내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지하철역은 1호선 구로역이고 버스정류장은 돈암동정류장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성신여대 이금숙, 박종수 교수가 지난해 10월27일 하루 동안 서울시내 교통카드 소지자들의 이용내역 자료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서울 대중교통 이용자의 이동경로 유형분석’에 따르면 지하철은 구로역, 신도림역, 교대역, 강남역, 동대문역 순으로 이용자 수가 많았다. 이들 역은 환승역으로, 강남권 진입이 가능한 역에 이용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용자가 많은 버스정류장은 이용자는 돈암동, 미아리고개, 인공폭포(영등포구 양화동), 종로2가, 구로디지털단지 순이었다. 이는 돈암동과 미아리고개 등이 강북지역을 오가는 관문인데다 지하철 등 대체 교통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