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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선 과잉, 세계경제 毒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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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선 과잉, 세계경제 毒될수도"

입력
2005.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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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저축열풍이 거세지고 있으나 오히려 이것이 세계 경제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신호에서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산하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중 저축액 비율은 26%. 25%를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최근 20년 동안의 최고 수준이다.

저축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졌기 때문. 러시아와 중동 등 석유 수출국은 배럴당 60달러를 넘는 원유가 덕에 지갑이 몇 배 두둑해졌다. 일본 독일은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노후를 대비해 차곡차곡 쌓아온 연금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 중국 인도는 세계 곳곳에서 물밀 듯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액에다 수출까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통상 금고가 두둑해지면 이자율이 낮아지고 누구나 쉽게 돈을 끌어 쓸 수 있어 투자 및 연구ㆍ개발(R&D)이 촉진된다는 바람직한 측면이 부각된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좀 다르다.

누구나 쉽게 현금을 손에 넣다 보니 소비를 부추기고 부동산 거품과 같은 자산가치를 지나치게 올리는 부작용이 생기고 만다는 것이다. 경제 성장에 필수인 시설과 연구ㆍ개발 투자 대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부동산 투자 등에 돈이 쏠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IMF 수석 연구원인 케네시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지나친 유동성은 뜻하지 않게 인플레나 금리 인상을 부추기게 된다”며 “투자가들은 지갑에서 돈 꺼내기를 망설이게 되고 눈 먼 돈에 의해 생겨난 거품 경제는 순식간에 꺼져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이 국경을 넘나드는 정도가 갈수록 빈번해지면서 정책 결정자들의 금리정책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도 풍부한 유동성이 빚는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다.

엘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우리가 세계 경제의 빠른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미국에만 너무 집착했다”고 실책을 인정했다. 자금의 이동이 개별국가의 정책결정에 미처 반영되지 못해 잘못된 금리정책이 실제 일어났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정책 결정자들이 금리 정책의 실책이 당장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남발하는 도덕적 해이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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