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대종상영화제는 ‘말아톤’의 날이었다.
500만 관객을 모은 상반기 최고 흥행작 ‘말아톤’은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조승우) 신인감독상(정윤철) 각본상(정윤철 등) 음악상(김준성) 기획상(석명홍) 등 총 6개 부문을 휩쓸었다. 여우주연상은 ‘얼굴 없는 미녀’의 김혜수에게, 감독상은 ‘역도산’의 송해성 감독에게 돌아갔다.
남녀 조연상은 각각 나문희(‘주먹이 운다’) 황정민(‘달콤한 인생’) 남녀 신인상은 각각 고수(‘썸’)와 이청아(‘늑대의 유혹’)가 가져갔으며 인기상은 조승우와 문근영이 받았다. 문근영은 지난해에 이어 인기상 2연패를 기록했으나 수능 준비 때문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유현목 감독은 영화발전 공로상을 수상했다.
영화계 내분 직후에 열린 영화제여서 영화인들의 재화합 모습이 기대됐으나, 오히려 대리수상이 속출해 실망을 샀다. 인기상(문근영)을 비롯해 감독상(‘역도산’ 송해성) 영상기술상(‘얼굴 없는 미녀’) 조명상(‘얼굴 없는 미녀’) 등을 동료들이 대신 수상했다. 검정색의 얌전한 의상을 차려 입고 참석한 김혜수는 여우주연상에 영상기술 조명상까지 대리 수상해 3번이나 시상무대에 올랐다.
관심이 모아졌던 고 이은주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조승우는 남우주연상 수상 후 “기쁨을 고 이은주씨와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다. ‘말아톤’으로 이날의 주인공이 된 정윤철 감독은 “‘백만불짜리 다리’라는 명대사를 준 실제 모델 배형진군의 어머니에게 감사한다”고 말한 후 “자폐센터 건립을 위한 사랑의 마라톤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실제 자폐아들의 삶에도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설가 김영하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로 각색상을 수상한 후 “다른 장르에 대한 개방성과 흡인력이 영화가 지닌 힘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 있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올해 대종상에는 역대 최대인 총 53편이 출품돼 29편이 본심에 올랐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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