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조기 졸업과 함께 제2의 도약에 나선다.
8일 하이닉스와 채권단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최근 해외채권 발행과 집단 협조융자(신디케이트론) 등을 통해 18억 달러(약 1조8,900억원)를 조달, 다음주 초 워크아웃 졸업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하이닉스는 채권단이 4월 제시한 리파이낸싱에 성공, 조기 졸업이 가능해졌다. 리파이낸싱은 차입 자금을 갚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대환대출을 말한다.
채권단은 당시 구조조정촉진법(구촉법)상 협약 채무 1조4,000여억원을 상환하고 채무구조를 중장기로 분산시키는 안을 제시했고, 하이닉스는 국내 신디케이트론 13억 달러와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하이닉스는 18억 달러 중 운전자금을 제외한 나머지로 구촉법의 적용을 받는 기존 차입금을 갚을 계획이며 이르면 11일 채권단과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위한 약정을 체결한다.
하이닉스는 이로써 2001년 10월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를 받기 시작한 지 3년 9개월 만에 관리체제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재도약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당초 내년 말로 예정된 졸업 일정보다 1년 반 정도 앞당겨진 것이다.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면 투자 등 경영상 주요 결정에 대해 채권단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돼 독자 경영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면 하이닉스는 고율의 상계관세라는 큰 짐도 덜게 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그 동안 채권단의 지원을 ‘정부 보조금’으로 간주, 고율의 상계 관세를 부과해왔다.
또 워크아웃 졸업과 실적 개선으로 연말에는 무디스 등 해외 신용평가 업체들이 신용평가 등급(현재 투기등급)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돼 하이닉스는 투자적격 등급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보유 주식의 매각을 통한 ‘새주인찾기’ 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채권단은 출자전환 주식 81.4%를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처분하기 위해 공동관리협의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 지분을 인수하는 투자자가 하이닉스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빅딜로 반도체 부문을 정리했던 LG전자가 관심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나 LG전자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 제품인 256Mb DDR400 D램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D램 산업 내 위상도 높아지는 등 하이닉스의 미래는 밝은 편이어서 인수 희망 기업이 적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워크아웃 졸업 기대감으로 3.86% 급등, 1만8,850원에 마감됐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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