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쇄폭탄테러가 발생한 직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납치된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가 이라크 저항세력에 의해 처형돼 또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이라크내 알 카에다 조직을 이끌고 있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는 7일 한 이슬람 웹사이트를 통해 최근 바그다드에서 납치한 이합 알 샤리프(51)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를 처형했다고 발표했다.
알 자르카위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흰색 T셔츠 차림에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한 사람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하면서 “이집트는 기독교와 유대교와 결탁한 배교국가로 이슬람 종교법에 따라 이단자인 이집트 대사에 대한 신의 평결이 집행됨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 웹사이트에는 샤리프 대사가 처형되는 모습은 직접 공개하지 않았으나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을 보여줌으로써 그가 이집트 대사임을 암시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밝힌 뒤 과거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알 카에다는 6일 동일한 웹사이트에서 샤리프 대사의 신분증을 공개하면서 그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이라크 임시정부와 외교가는 큰 충격에 휩싸여있다. 저항세력들이 임시정부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주변 아랍국들과의 관계 개선을 막기 위해 납치한 이라크 주재 대사를 처형하는 극렬한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저항세력이 2일 이집트 대사를 납치 한 후 5일만에 타협이나 협상의 여지도 없이 즉각적으로 처형에 나선 것은 그 동안 보여온 납치극의 해결방식과는 달라 더 충격이 크다.
또 알 카에다의 이번 이집트 대사 처형 발표는 영국 연쇄폭탄 테러가 발생한 시각과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대에 이뤄져 동일한 테러의 연장선이라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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