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가 독자적으로 시작했던 삼성의 인터넷 사업이 출범 5년 만에 완전 정리됐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를 비롯한 삼성 계열 6개 회사는 지난달 29일 인터넷 및 모바일 마케팅 전문기업 ‘엠포스’ 지분 79.9%를 전량 매각했다. 이들 계열사들의 지분 구성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삼성네트웍스, 제일기획, 삼성물산이 각각 15%씩 총 75%, 삼성카드가 4.9%였다. 지분을 매입한 사람은 엠포스 임직원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로써 삼성 그룹의 인터넷 관련 사업이 완전 정리됐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은 2000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의 지휘 아래 약 200억원의 초기 자본을 투자, 지주회사 ‘e삼성’을 중심으로 6~7개의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업체를 운영해 왔다.
삼성 그룹 관계자는 “2000년 5월 이후 인터넷 벤처 업계가 위축되면서 관련 사업의 수익 구조가 악화해 더 이상의 운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2002년 말부터 사실상의 정리 절차를 밟았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삼성 인터넷 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해온 가치네트의 경우 2002년 말 웰시아를 SK커뮤니케이션즈에 1억원을 받고 매각한 이래 인스밸리, 에프앤가이드, 뱅크 풀 등의 사업체를 모두 정리한 상태다. 가치네트 역시 조만간 폐업 신고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엠포스의 경우 가치네트와 직접 지분 관계는 없으나 삼성 계열사와 특수 관계인이 85.86%의 지분을 보유해 삼성의 인터넷 계열사로 구분돼 왔다.
금융계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들이 갹출한 투자금에 비해 사업 매각 대금으로 거둬들인 돈은 10분의 1도 안될 것”이라며 “e삼성의 ‘경영 실험’으로 최소 100억원 이상이 날아갔다”고 말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