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치에 들뜬 영국 런던을 피로 물들인 연쇄 폭탄테러는 전 세계에 테러 악몽을 되살렸다. 미국과 영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으로 이어지면서, 전략적 파장을 둘러싼 논란에 매달렸던 국제사회에 테러 위협의 심각성을 일깨운 것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테러 경계가 강화되고, 명분을 잃어가던 테러와의 전쟁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평화질서 회복이 더딜 것이 무엇보다 걱정이다.
민간인을 노린 무차별 테러에 국제사회가 경악하고 개탄하는 것은 당연하다.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문명사회의 기준에서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테러 응징을 다짐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수십만 병력을 동원해 두 나라 정부를 전복시키고 몇 년 째 장악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이 테러 예방에 별 쓸모없다는 것을 이번 사건이 잘 보여준 때문이다.
이번에도 테러세력의 정체는 쉽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유럽 알카에다의 범행이라면, 동기는 영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앞장 선 데 대한 보복일 것이다.
영국과 미국 등은 이번 테러가 대테러 전쟁의 정당성을 입증했다고 말하지만, 참상을 겪은 영국에서조차 이를 반박하는 여론이 높다. 아프간과 이라크 점령이 이슬람 사회의 분노와 적대감을 깊게 했고 테러 동조세력을 늘렸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미국 CIA도 그렇게 분석했다.
테러와의 전쟁에 반대하는 여론은 테러의 토양인 후진사회의 빈곤 등 국제질서의 불평등 완화를 촉구한다. 서구 선진국도 7일 시작한 G8 정상회담에서 이를 주의제로 삼았다. 그러나 런던 테러는 그런 논의만으로 테러를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그 교훈을 실천하는 구체적 방안을 국제사회는 고민해야 한다. 우리사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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