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주박] 야채가게 주인 '1억 夏募'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김수남 부장검사)는 8일 손님이 야채값을 치르면서 10만원권으로 잘못 알고 건넨 1억원 수표를 신고하지 않고 현금으로 나눠가진 혐의(점유이탈물 횡령)로 야채가게 주인 유모(42)씨를 불구속기소하고 친구 홍모(44)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어머니와 함께 서울 중구에서 야채가게를 운영하던 유씨는 5월 17일께 어머니가 손님에게서 10만원권인 줄 알고 받았던 수표가 1억원짜리라는 것을 알고 친구 홍씨에게 상의를 했다. 이들은 분실신고가 안된 수표라는 것을 확인하고 현금으로 바꿔 유씨가 7,000만원, 홍씨가 3,000만원을 챙겼다.

6월께 수표의 주인이었던 주부 이모씨가 장롱 속에 보관하고 있던 수표가 도난 당한 것을 알고 신고했고, 추적 끝에 이들은 붙잡혔다. 유씨는 돈을 쓰지 않고 보관하고 있어 구속을 면했지만, 홍씨는 돈을 써버리고 갚지 못해 구속됐다. 1억원을 건넨 ‘손님’은 이씨의 수표를 훔친 도둑이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검찰은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