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영국과 런던은 연쇄 폭탄 테러의 상흔을 씻는데 온 힘을 쏟았다.
테러의 충격은 컸지만 시민들의 침착한 대응이 단연 돋보였다. 테러 이튿날 출근길부터 런던 시민들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8일 영국인 특유의 침착성과 9ㆍ11 테러 이후 마련된 종합적 비상대응계획, 북아일랜드공화군(IRA) 테러 경험 등을 바탕으로 시 당국과 시민들이 큰 혼란 없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도 제2차 대전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은 런던 시민들이 나치 독일의 런던 공습 당시의 강인함과 단결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버풀가역 폭발 당시 인근 호텔에 머물고 있었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런던 시민들이 매우 침착하고 용감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테러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는 않았지만, 런던 시 당국과 시민들은 침착하고 신속하게 사건을 수습하며 도시를 평상으로 되돌리고 있다.
시 당국은 테러 직후 완벽한 비상대응체제를 가동, 7일 오후 테러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폭발 현장을 말끔히 치웠다. 테러가 발생한 지 수 분 만에 현장에는 구급차와 소방차, 구조요원들이 출동했다. 경찰, 의료진, 구조요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현장을 누비며 구조 활동을 도왔다.
시내버스도 부상자를 후송했고 호텔에도 응급의료병동이 설치됐다. 로열런던병원 등 7개 병원에 700여명의 부상자가 분산 수용됐고, 병원들은 비번인 의료진까지 동원해 일상 치료는 중단하고 테러 부상자 응급치료부터 했다.
전면 마비됐던 런던의 대중교통도 정상을 되찾고 있다. 지하철은 8일 오전 운행을 재개했다. 그러나 폭탄 테러의 직격탄을 맞은 순환선, 도심선 등은 여전히 폐쇄된 상태이다. 타비스톡 광장 등을 제외한 런던 중심 도로도 대부분 전날 밤 늦게 교통 통제선이 철거됐다.
올림픽 유치를 위해 싱가포르에 있던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은 테러 복구를 위해 런던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리빙스턴 시장은 “이번 테러는 이데올로기를 토대로 권력자나 대통령, 수상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런던 시민을 겨냥했다”며 “런던을 분열시키려는 ‘대중 살상’”이라고 시민의 단합을 요청했다.
버킹엄궁 등 관공서는 국기인 유니온잭을 조기 게양하며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사상자 위문 방문을 계획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전력을 기울였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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