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달 콜금리 목표를 연 3.25%에서 동결키로 했다.
박 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가격 급등이 경제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금리정책이 부동산보다는 경기회복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분간 저금리정책의 유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금리인상은 경기 전반에 걸쳐 전국적으로 파급영향을 미치는 만큼, 8월 정부의 부동산종합대책의 효과를 지켜본 뒤 다시 검토키로 했다.
박 총재는 "아직은 통화신용정책이 부동산 문제보다는 경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면서 "정부가 부동산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을 통한 대응 여부는 정부대책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또 "금리인상이나 금융긴축 같은 한은의 직접적 개입은 전국적 여파를 미치는 만큼, 부동산문제의 심각성 외에 경기상황과 물가수준 등 3가지 요인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획일적 감축과 같은 금융긴축도 현 단계에서는 검토하지 않을 방침이다.
박 총재는 또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내외금리차 역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해외로의 자본유출은 별로 없을 것이며, 설령 일부 자본유출이 빚어진다 해도 우리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또 기자간담회에서 "올들어 이뤄진 주택담보대출의 절반이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경기 분당·용인 등 5개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은이 최근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내역을 표본 조사한 결과, 강남 서초 송파 분당 용인 등 5대 주택투기지역의 1~5월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전국 증가액의 43%나 됐다.
박 총재는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부동산가격 급등이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집값 폭등의 전국적 확산조짐에 강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박 총재의 발언을 종합해볼 때 한은은 ▦정부의 8월 부동산대책이 집값 안정효과를 발휘할 경우 금리를 아예 올리지 않을 것이고 ▦설령 정부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10월 이후에나 금리인상을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편 박 총재는 경기흐름과 관련, "하반기부터는 회복단계에 진입할 것이지만 가계소득증가율이 여전히 경제성장률에 못 미쳐 체감경기 회복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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