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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수수께끼' 답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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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수수께끼' 답 없나

입력
2005.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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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의 수수께끼’를 풀어라.

지난 2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시장에 문제 하나를 던졌다. 단기금리가 오르고 장기금리가 하락하는 현상이 수수께끼 같다는 것이다. 위험요인이 큰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아야 하는데 거꾸로 움직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고백이었다.

미 기준금리(단기)는 FRB의 지난 1년간 9차례 인상으로 2%포인트 이상 오른 3.25%. 같은 기간 장기금리(10년만기 국채수익률)는 4.70%에서 3.90%까지 하락했다가 4.0%대에 머물고 있다. 연말에는 장ㆍ단기 금리 역전까지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그린스펀도 풀지 못한 이 문제를 360년간 수학자들을 괴롭혀온 ‘페르마의 정리’에 비유했다. 수학 역사상 가장 난해한 페르마 정리처럼 이 수수께끼도 경제흐름을 짚어낼 고차원 방정식 같다는 것이다.

페르마의 대정리는 ‘xⁿ+yⁿ=zⁿ 관계식에서 n이 3이상이면 이를 만족하는 자연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의 증명은 미 프린스턴대 교수 앤드류 와일즈가 1994년에야 성공했다.

그린스펀 수수께끼가 지닌 중요성은 페르마 정리보다 더한 편이다. 장기금리 하락은 경기전망 혼란과 부동산 버블 등 미 경제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문제풀이에 나섰어도 정답은 속시원히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제시된 설명들은 채권시장 과열, 경기침체 예고, 인플레이션 통제에 대한 신뢰, 저축과 유동성의 과잉, 고유가, 아시아의 중상주의 등등. 그러나 이들 풀이는 또다른 의문을 남겼을 뿐이고, 가장 근접한 해답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의 중상주의는 그린스펀에 의해 부정됐다.

아시아권이 무역으로 벌어들인 달러로 미 국채를 사들여 국채수익률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이것이 장기금리 하락의 세계적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만약 그린스펀이 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내년 2월 퇴임한다면 그가 정답자에게 상금을 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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