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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大入' 성질부터 내는 당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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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大入' 성질부터 내는 당정

입력
2005.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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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 선포’ ‘초동진압’ ‘결단코 저지할 것’…등등.

이는 인신공격의 장으로 전락한 인터넷 리플에서 따온 말이 아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6일 당정협의에서 서울대의 2008학년도 입시안을 두고 쏟아낸 비난이었다. 군사용어를 방불케 할 만큼 거친 엄포였다.

이날 저녁에는 김창호 국정홍보처장도 기자들에게 “서울대의 행태는 강남의 일부 특권층에 기대서 뭘 해보려는 것”이라며 “비겁한 짓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서울대를 한번 손 봐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가 다음날 “공개 토론을 해보자는 말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당정이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우려할 수는 있다. 본고사 부활, 사교육비 증가, 입시부담 가중, 특권 계층의 혜택 등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문제들은 차분히 따져 봐야 할 대목이다. 토론하자는 데 인상 찌푸릴 사람은 없다.

하지만 최근 당정의 서울대 공격은 토론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한판 맞짱을 뜨자고 떵떵거리는 격이다. 테이블도 마련하기 전에 섣부른 예단만으로 판을 뒤집는 것이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당정이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당정은 성질부터 내고 덤비는 모양새다. 이 같은 역정이 노무현 대통령이 서울대 입시안을 ‘나쁜 뉴스’로 꼽은 뒤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씁쓸하다.

여러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힌 교육문제를 풀기 위해선 신뢰와 상호 존중이 필수다. 누구보다 신중해야 할 당정 책임자들의 막말 공세는 스스로의 신뢰와 품격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교육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 왜 당정은 ‘냉정을 잃으면 수준을 잃는다’는 노 대통령의 말은 귀담아 듣지 않는가.

송용창 정치부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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