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가 각종 건강보험상품을 설계할 때 수학은 필수다. 가입자가 병에 걸릴 확률과 보험료의 상관관계가 편미분 방정식과 ‘최적화 이론’으로 산정되는 까닭이다. 영화산업에서도 고차원적인 수학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해지고 있다. 3차원 컴퓨터그래픽 영상의 곡선을 어색하지 않게 그려내기 위해 수학의 적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 정보기술(IT) 의료 등 산업 전 분야에서 쓰이는 응용 수학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10월 공식 출범한다. 7일 과학기술부가 확정ㆍ발표한 기본계획에 따르면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지금까지 주로 개별 대학 차원에서 해왔던 수학 연구 중 산업부문에 응용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게 된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충남 대덕연구단지 안에 위치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부설 기관으로 설립된다. 이에 따라 과기부와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이 달 중 세부협약을 체결한 후 9월 초대 소장 후보를 공모할 예정이다. 연구소 형태는 관련 규정 개정이 필요 없는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부설 방식으로 하되 중ㆍ장기적으로는 독립기관으로 전환키로 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금융분야에서 인터넷 뱅킹의 해킹을 막기 위해서도 그렇고, 의료산업에서 핵자기공명장치(MRI) 등 최신 시설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도 수학은 필수”라면서 “각 분야의 산업이 급속히 고도화해 수학의 활용 분야가 점점 넓어짐에 따라 수리과학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성이 대두돼 연구소를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 조직은 △산업수학연구부(금융, 정보보호ㆍ암호 등을 담당) △학제수학연구부(물리 화학 생명 경제 등 인접 학문과의 융합 추진) △기반수리과학 연구부(순수수학을 기반으로 한 독창적인 분야를 연구) 등으로 구성하게 된다.
과기부 관계자는 “연구소는 상시 인력을 최소화하고 박사후 연구원, 방문 연구원 등을 최대한 유치해 활용함으로써 유연한 조직으로 운영할 것”이라면서 “저명학자 중심의 석학 연구원, 안식년이나 방학 중에 있는 대학교수로 구성된 방문연구원, 박사후 연구원 등으로 연구 인력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사후 연구원의 경우 올해는 우선 10명 정도를 선발한 뒤 내년부터는 30명 내외를 1년 단위로 뽑아 활용할 계획이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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