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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블레어가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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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블레어가 너무해”

입력
2005.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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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연전연패를 당하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헌법 비준을 위한 프랑스 국민투표 부결로 정치적 치명타를 입은 시라크 대통령은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서도 오랜 라이벌인 블레어 총리에게 패배, 최악의 궁지에 몰렸다.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시라크 대통령에게 올림픽 유치는 사실상 마지막 희망이었다. 실업률이 최근 5년간 10.2%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 4만 5,000개를 창출해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민심을 달랜다는 복안이었다. 올림픽 유치가 2019년까지 485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유발한다는 계산 하에 2007년 3선 도전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파리가 런던에 역전패를 당하면서 10년째 프랑스와 유럽의 정상을 지킨 베테랑 정치인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레임덕에 빠졌다는 비난과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차기 대권 대세론이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시라크 대통령의 지지율은 실업대책 부재에 대한 불만 때문에 지난달 28%로 곤두박질쳐 있는 상태다. 시라크 대통령은 6일 “올림픽 개최지 결정에 실망했다”며 “블레어 총리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씁쓸하게 밝혔다.

3선에 성공한 블레어 총리는 국제정치에서도 유럽의 대표 정치인인 시라크 대통령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5월 29일 EU헌법이 부결되자 돌연 영국의 헌법 비준을 연기하겠다고 발표, 시라크가 유럽통합을 깬 정치인이라는 책임을 뒤집어 쓰게 만들었다.

지난달 16일 EU 정상회의에서는 EU의 2007~2013년 예산을 둘러 싸고 최대 수혜국인 프랑스의 EU 농업 보조금 정책이 개혁돼야 한다고 정면 공격했다. 프랑스를 고립시켜 영국이 향후 EU 예산 각국 분담금 협상의 주도권을 움켜쥐기 위한 정략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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