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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열흘새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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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열흘새 오락가락

입력
2005.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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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2008학년도 입시안을 둘러싼 갈등은 당정이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도입을 ‘본고사 부활’로 단정하고 철회를 요구하면서 표면화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교육인적자원부의 어정쩡하고 무능한 대응이 사태를 키운 주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불과 열흘 사이에 대입 정책을 총괄하는 교육부의 입장이 ‘괜찮다’에서 ‘금지’로 번복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서울대 입시안이 나온 직후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논란이 확산됐는데도 수수 방관하고 있다가 먼저 노무현 대통령이, 이어 열린우리당이 나서자 그제서야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교육부는 긴급 당정회의가 열린 6일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서울대 입시안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본고사’라고 단정할 만한 근거가 희박한데다 전형계획 자체가 확정된 게 아니라는 판단에서였다. 그 동안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서울대 입시안을 공식적으로 평가한 적이 단 1차례도 없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런 모습은 당정 협의 후 180도 변했다. 노 대통령이 4일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본고사 형태로 출제하는 것은 ‘나쁜 뉴스’”라고 말한 지 이틀 뒤 급작스럽게 마련된 긴급 당정회의에서 서울대 못지않게 교육부가 비판의 대상이 됐다. “교육부가 대학들의 입시안을 너무 안이하게 여긴다”는 이유였다.

이날 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은 “위원회를 만들어 통합교과형 논술고사가 본고사인지, 아닌지를 가려 볼 생각”이라는 교육부 당국자의 설명에 “(교육부가) 문제를 놓쳤다”고 면전에서 직격탄을 날렸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교육부가 대입 3불(不)정책(본고사ㆍ기여입학제ㆍ고교등급제 금지) 법제화에 대해서까지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꼬집었다.

서남수 교육부 차관보는 긴급 당정회의가 끝난 뒤 “서울대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는 본고사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는 말로 입장을 선회했음을 자인했지만 후유증은 이미 깊어 가고 있었다.

고려대 관계자는 “교육부의 우유부단한 태도와 말 바꾸기가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을 유발하고, 정부와 대학 간의 불협화음을 자초하고 있다”며 “이런 식이라면 대학들은 앞으로도 대입 정책을 더욱 믿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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