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스스로 정한 시장 점유율 제한 기간을 2007년말까지 2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김신배(사진) SK텔레콤 사장은 6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올해말까지 시장점유율을 52.3% 이하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장점유율 제한 기한을 2007년말까지로 2년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6월말 현재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은 51.1%다.
김 사장은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 대해 “2007년은 PCS 업체들이 경쟁에 뛰어든 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상황과 시장 변화를 고려할 때 과도한 경쟁은 자제하고 새로운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KT의 PCS 재판매가 상반기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인 만큼 KT의 PCS 재판매 사업은 관련 조직을 분리하든지 아니면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해 시장점유율 제한기간 연장 결정이 KT를 겨냥한 것임을 시사했다. KT는 1999년부터 KTF의 PCS 재판매 사업을 시작해 지난달말 현재 25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 제한기간 연장 결정 배경에는 또 매년 하락하는 시장 성장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동통신 시장 성장률은 1990년대 연평균 21.9%에서 2000~2004년 7.2%으로 감소한 뒤 올해 3.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가입자 유치를 위한 지나친 마케팅 경쟁은 오히려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김 사장은 “앞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멜론, 모바일 싸이월드 등 무선인터넷 사업을 강화했고, 1,000억원을 들여 IHQ, YBM서울음반 등의 지분을 인수해 위성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콘텐츠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올 연말까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서비스의 조기 안착을 위해 1조1,200억원을 망 구축 사업지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발표에 대해 경쟁 업체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시장 포화 상태에서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52%를 넘기 힘들다”며 “시장 점유율 제한 기간 연장 발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KTF 관계자도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공격적 마케팅을 자제한다는 것은 환영할 만 하지만 별 문제 없는 KT의 PCS재판매를 거론한 것은 침소봉대”라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번 발표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유통망 정비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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