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부터 본다면 절대 이해할 수 없다. 경찰관이 경찰서를 습격하고, 범죄자가 경찰관을 구출하는 등 상식 밖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테니 말이다.
영화가 주는 재미의 대부분은 이런 아이러니한 설정에서 온다. 꼬일 데로 꼬인 설정을 기본으로 범죄 액션 스릴러 심리물의 성격이 모두 합해져 있는 영화가 ‘어썰트 13’이다.
코미디 같은 설정이지만 전개는 진지하다. 12월 31일 눈이 퍼붓는 밤, 13구역 경찰서에 잔혹한 킬러 비숍(로렌스 피시번) 등 죄수들이 임시로 머물게 된다.
경찰서에는 동료의 사망 이후 약에 찌들어 사는 경사 로닉(에단 호크)과 은퇴를 앞둔 늙은 경찰관이 있을 뿐이다. 얼마 후 자신들과의 밀거래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 경찰관들이 비숍을 빼내려 공격을 시작한다.
경찰과 경찰이 대치하고 로닉은 경찰서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범죄자를 동원해 외부의 경찰과 맞선다. 누가 적인지 동료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황 속에 변형된 동지애가 가져오는 비장함은 흥미롭다.
번뜩이는 설정에 출연진도 화려하지만 영화는 이상하게 허전한 느낌을 준다. 다소 느슨한 심리 묘사과 전개 방식 때문이다. 긴장감을 조였다면 더 즐거운 액션심리물이 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크다. 존 카펜터 감독의 1976년작을 리메이크했다. 진 프란시스 리쳇 감독. 7일 개봉. 18세.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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