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이 실리 면에서 상당히 앞서 있어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는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김지석이 시간 연장책을 겸해서 상변에서 109로 단수 쳤을 때, 백이 111로 잇지 않고 110으로 한 칸 뛰어 지킨 수가 무서운 노림을 품고 있는 ‘인내의 한 수’였다. 111, 113을 선수 당해서 몇 집 손해 보더라도 이 부근을 튼튼하게 만들어서 후일 중앙 흑돌 공격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흑은 <참고도> 1, 3으로 중앙을 튼튼하게 지켜 두는 것이 정수였다.< p>참고도>>
그러나 김지석은 ‘어디 한 번 공격해 보시라’는 듯 과감히 손을 빼서 좌하귀 115로 달려가 계속 실리를 챙겼는데 막상 116으로 공격을 당하고 보니 흑도 수습이 쉽지 않게 됐다. 일단 117로 뛰어 달아났지만 120으로 밭전자 급소를 째고 들어 오는 수가 강력하다. 123으로 붙여서 좌측으로 연결을 꾀했지만 130 때 135의 곳을 이을 수가 없다. 이 곳을 이었다가는 백A로 차단당해서 흑 대마 전체가 위험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131로 ‘몸통’만 연결하고 ‘꼬리’는 잡아가라고 했지만 백은 그 정도로 만족하지 않고 이번에는 132, 134로 하변 쪽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흑이 괴롭게 됐다. 더 이상 하변을 응수했다가는 정말 135로 끊겨서 중앙 백집이 엄청나게 커진다. 결국 135로 연결하는 대신 136으로 하변을 돌파 당해서 이제는 형세가 만만치 않게 됐다. 백의 반격이 성공했다.
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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