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과형 논술이란
논란이 일고 있는 통합교과형 논술고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유형을 가리키는 것인지 현재로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이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대학들조차 아직 문항을 개발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밝힌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의 개념은 여러 개별 과목을 아우르는 영역의 문제를 개발,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3개 과목에서 소재를 따고 다른 1~2개 과목의 원리를 적용하는 식의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
대학들은 논술고사 도입 초기 주로 1가지 소재로 1가지 원리를 물으면서 그에 대한 의견을 요구하는 형식으로 문제를 냈으나 최근에는 점차 복잡한 형태로 변형되고 있다. 국어지문과 영어지문을 동시에 제시해 언어능력은 물론, 영어능력까지 함께 평가하는 방식이다.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는 이런 방식이 극대화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따라서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는 ‘논술’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긴 하지만 ‘주어진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완결된 형태로 서술하는’ 전통적 논술과는 크게 달라지게 된다. 오히려 학교 교과의 지식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과거 본고사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통합교과라고는 해도 주요과목의 틀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 역시 본고사를 떠올리게 한다.
대학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의 변별력 약화를 논술고사 강화의 이유로 들고 있다는 점에서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의 난이도는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별다른 교육기술이 없는 일선 학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러 교과목이 통합되고 대학별로 문제 유형도 다른데다 심층 학습까지 요구될 경우 정상적인 고교 교육으로 이에 대비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창의력과 사고력 등을 측정한다는 취지에서 벗어나 사교육 의존만 심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고교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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