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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케어] <8> 日 히로시마현 미츠기쵸 -공립 미츠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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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케어] <8> 日 히로시마현 미츠기쵸 -공립 미츠기병원

입력
2005.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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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병원은 장기입원 중인 노인 환자들로 넘쳐난다. 일본인의 평균 수명은 2003년 현재 남성 78세, 여성 85세. 세계 최장수국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 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은 어떻게 노인의 질병 문제를 극복하고 있는가. 2007~2008년 도입 예정인 우리나라의‘장기 요양 보장제도’모델로 알려진 일본의 노인케어 현장을 살펴본다.

보건·의료·복지 통합

히로시마(廣島)현 미츠기쵸(御調町). 인구 9,000명의 작은 산골마을이지만 이곳 노인들은 노후를 불안해하지 않는다. 보건, 의료, 복지가 완벽히 통합된 공립 미츠기병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포괄 케어시스템 덕분이다. 일본이 2000년 개호(介護ㆍ노인 케어 및 간병)보험을 도입하기 오래 전, 미츠기쵸는 지역포괄 케어시스템을 도입해 일본은 물론 전세계 노인케어의 모델이 됐다. 복지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포함해 매년 500~1,000명의 각국 전문가들이 이 곳의 보건의료복지 통합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을 정도다.

산골마을이 이처럼 지역의료의 세계적 명소가 된 것은 미츠기병원 야마구치 노보루(72) 원장 덕분이다. 1966년 이 병원에 부임했을 당시 미츠기 병원은 40병상의 소규모 병원에 불과했다. “당시 뇌졸중 노인환자가 특히 많았는데 밤새워 개두수술을 해 생명을 구했다고 뿌듯해 했지만 결국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란 걸 깨달았다. 재활치료를 거쳐 지팡이를 짚고 퇴원하게 된 노인이 1년도 채 안돼 등창이 나 재입원한 것이다. 퇴원 후의 케어가 충분하게 이루어져야한다고 깨달았다.”

야마구치 원장은 전화 한 통이면 자장면이 배달되듯, 의사도 가만히 앉아 병원을 찾는 환자만 볼 것이 아니라‘의료 배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퇴원하는 노인 환자들을 위해 우선 방문간호를 시작했다. 물리치료사, 약사, 영양사들이 노인환자의 집을 방문해 종합적인 케어를 ‘배달’했다.방문간호나 재가(在家)케어란 개념이 없던 시대에 미츠기쵸는 이런 사후 케어를 통해 와상 노인 비율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전국의 와상 노인 비율이 5.7%인데 미츠기쵸는 0.8%밖에 안 된다.

다양한 보건시설 갖춰

야마구치 원장은 노인케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선 보건복지 서비스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미츠기병원은 공립병원이므로 노인들은 보건ㆍ복지ㆍ개호서비스를 받기 위해 보건소나 행정기관을 찾아야 한다. 당연히 절차를 밟고 실제 서비스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야마구치 원장은 그래서는 시의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행정기관을 아예 병원 내로 이관시키자는 아이디어를 미츠기쵸 자치단체장에게 냈다. 그 결과 보건ㆍ복지ㆍ의료보험 및 노인케어에 관한 담당 행정기관인 ‘보건복지센터’를 병원 내에 설치할 수 있었다.

이후 미츠기쵸에는 통합된 보건의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시설들이 들어서 명실상부한 보건의료복지 타운이 됐다. 보건복지타운은 크게 병원과 보건복지 종합시설로 나뉜다. 40병상의 미츠기 병원은 40년이 지난 지금 200병상의 종합병원으로 발전했고 노인들을 위한 가정방문 간호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10명의 노인 전문 간호사와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등이 가정방문 간호를 한다. 목욕 등 신체 청결, 욕창 처치, 방광 세정, 재택 산소 기기 관리나 기관 절개 등에서부터 개호보험의 인정 신청 대행, 케어 플랜 작성 등까지 다양한 방문 케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보건복지센터 외에도 여러 시설이 있다. 병원과 요양시설의 중간 단계로 단기입소 등을 통해 사회복귀를 위한 각종 생활훈련을 실시하는 보건시설인 ‘미츠기 원’, 독립생활이 힘든 고령자의 자립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된 집합주택 ‘케어하우스’, 방문간호와 방문재활 서비스를 실시하는 ‘재택개호 지원센터’, 치매 가족을 위한 치매 관리기술 등을 지도하는 ‘치매 그룹 홈’등이 넓은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재택개호 지원센터에서는 환자가 퇴원 전 가정에서 필요한 간호의 내용을 결정하고, 재가 케어를 원할 경우 주택시설 개조 등 공사를 하게 한 후 개호보험으로 처리하도록 한다.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약사, 자원봉사자가 팀을 이루어 필요 인력이 교대로 환자의 집을 방문한다.

야마구치 원장은“와상 환자의 수는 물론 병원 입원 일수, 질병 악화율, 의료보험 급여액이 감소됐다”며 “이런 보건의료복지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고, 타지역 주민들이 이 시스템을 제공받기 위해 이사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남상요 교수(유한대학 의무행정과ㆍ한국일보 특별취재팀)

남상요(49)교수는 도쿄대에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인병원협의회 사무총장, 사회복지법인 성재원 상임이사를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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