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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론지지 못얻는 조종사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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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론지지 못얻는 조종사 노조

입력
2005.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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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대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우리 조종사들이 골프클럽 렌트비 정도를 부담스러워 하겠습니까. 언론은 중요하지도 않은 특정 부분만 부각 시켜 우리를 매도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24시간 시한부 경고파업을 하루 연기한 4일 오후. “추가 협상을 위해 파업 돌입을 연기한다”고 발표한 노조 간부는 일부 요구사항을 수정ㆍ철회했다. 그리고 화살을 곧장 언론으로 돌렸다. ‘귀족노조’라는 표현이 귀에 거슬린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종사 노조는 스스로를 귀족화했다. 뒤늦게 철회했지만 노조의 요구사항 가운데 무리한 것이 많았다. ‘출장지 숙박 호텔에 골프클럽 4세트 비치를 명문화하라.’ ‘해외체류 조종사 가족에게 비즈니스석 10장을 포함한 왕복항공권을 연간 14장 제공하라.’ ‘객실 사무장 교체 권한을 조종사에게 부여하라.’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가 안 되는 내용들이었다.

노조 일부에서는 사측과의 막바지 협상과정에서 ‘버리는 카드’로 활용키 위해 이 같은 사항을 포함시켰다고 하지만 그래도 지나친 것은 마찬가지다. 노동계 지도부에서도 이런 요구사항을 보고 난감해 했다고 한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일부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기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안전운항을 주장하며 비행훈련심사를 축소해 달라는 요구는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조종사노조의 쟁의가 번번이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은 단지 ‘억대 연봉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조종사노조가 자신의 근로여건 개선 등을 위해 사측에 요구하고 사측과 협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서민들을 힘 빠지게 하고, 노동운동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송두영 사회부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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