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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허물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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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허물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

입력
2005.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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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그러기에 잘못을 저지르는 것만을 탓하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스스로 한 행동이 끝내 과오인 줄 모르거나 그것을 되풀이할 때, 그리고 오히려 애써 잘못을 감추려 들거나 변명할 때 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자기의 허물을 인정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스스로 잘못을 고치기는 더 어려운 것 같다.

그러므로 공자는 이 문제를 두고 제자들에게 “허물이 있다면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가 이런 말을 한 것은 그 자신도 더러 아니면 가끔 잘못을 저질렀고, 그것을 알고서도 스스로 고치려고 어지간히 애썼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잘못을 고치는 것은 용기가 없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 아닐까?

세상을 살다 보면 미처 모르고 저지른 행동이 잘못된 일로 될 수도 있고, 이러저러한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휩쓸리거나, 목숨이 걸린 일이기에 살아남기 위해서 불가피했음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은 개인보다 집단이나 조직, 사회나 체제의 것일 때 수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재앙으로 되었거나, 되고 있음을 우리는 보는 것이다.

동과 서, 어제와 오늘의 역사는 규모가 작든 크든 허물을 스스로 인정하고 용감하게 고치지 않고 그 거창한 명분, 예컨대 ‘하늘의 뜻’ ‘평화’ ‘자유’ ‘민주’ ‘평등’ 따위를 내세워 ‘자기 민족 중심주의’ ‘집단 이기주의’ ‘패권주의’ ‘제국주의’ 등을 내세워 ‘허물 고치기’에 눈 딱 감고 뜻대로 밀어붙이는 것이다. 그러나 몇몇 나라, 몇몇 종교는 뒤늦게라도 몇십 년 전, 몇백 년 전에 저지른 과오를 인정하기도 한다.

우리 겨레의 근ㆍ현대 역사는 안팎의 조건 때문에 보는 눈에 따라서 허물도, 잘못도, 과오도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날의 허물이나 잘못을 제1차적으로는 당사자인 개인이나 집단이 먼저 스스로 인정함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남이나 다른 쪽 또는 상대국이 문제 삼기 전에 먼저 뉘우치고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다짐한다면 나라 안이나 세계의 평화는 한 걸음 성큼 다가설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어찌 그리 쉬운 일인가. 그렇게 바라는 대로 될 것이라면,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의 어록을 묶은 ‘논어’에다 두 번이나 똑같은 말씀을 되풀이한 사실을 실었겠는가. 하지만 오늘과 내일을 사는 21세기 지도층들은 2,000여 년 전 차축시기의 ‘너무도 인간적인 공자의 당부’를 용기 있게 실천해 간다면, 세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겠는가.

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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