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들의 모임인가.” 6일부터 영국 글렌이글스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는 아프리카의 가난 탈출을 위한 해법 찾기. 주제 자체는 오래 된 것이지만 G8이 아프리카 빈곤 문제에 대해 이 만큼 관심을 쏟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관련 NGO들은“G8의 계획이라는 것이 겉만 번지르르할 뿐 제대로 지켜진 적은 거의 없다”며 약속 이행을 보장할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도 과거 G8이 거창한 원조 계획을 발표했다 꽁무니를 뺀 사례를 열거하며 회담이 ‘립 서비스의 경연장’이 될 지 모른다고 비꼬았다.
단골 거짓말쟁이는 영국. G8 중에서도 아프리카 돕기에 가장 적극적인 영국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계획을 내놓거나 이미 다른 프로그램에 쓰이는 예산을 슬쩍 돌려 새로 만든 것처럼 꾸미기까지 했다.
일부에서는 토니 블레어 총리가 아프리카 돕기에 동참하라며 다른 나라를 설득하는 것도“개최국의 이점을 활용해 영국 내에서 잃었던 인기를 만회하기 위해서”라고 비난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2년 전 아프리카를 찾아 에이즈 치료 비용으로 150억 달러를 내놓겠다 해놓고 정작 의회에 예산 지원을 요청할 때 지원 규모를 줄여버렸다. 일부에서는 지난 주 아프리카 지원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는 부시의 장담 역시 벌써부터 워싱턴 정가의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며 구두선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옥스팜과 같은 NGO들이 양치기 소년 G8의 거짓말에 속은 뒤 지지의 손길을 거두고 있다며 허풍보다는 보잘 것 없더라도 정말 지원할 수 있는 정도만 약속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