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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정부통계 누가 믿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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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정부통계 누가 믿겠나

입력
2005.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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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내놓는 각종 통계의 기준이 들쭉날쭉하고 해석이 아전인수 격인데다 통계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까지 있어 근본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계청은 1일 발표했던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에 대해 5일 정정 자료를 내놓았다. 4일이나 지나 정정자료까지 내며 소동을 벌인 까닭은 여성 근로여건 산정 기준이 잘못돼 정 반대의 해석을 빚었기 때문이다.

제10회 여성주간을 맞아 통계청이 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여성 임금은 남성의 0.56배, 근로시간은 남성의 96.6%, 이직률은 1.3배’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통계는 다음날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에 의해 “명백한 잘못”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평균치가 아니라 12월 한 달간의 수치만으로 계산한 통계여서 보편타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해 전체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여성 임금은 남성의 0.62배, 근로 시간은 97.2%, 이직률은 1.38배’로 다르게 나온다. 수치 차이는 크지 않으나 통계 수정 결과 “여성의 상대적인 근로시간이 줄어서 임금 수준도 떨어졌다”라는 이전 해석은 “전년과 비교해 여성의 상대적인 근로 시간은 늘었지만 임금 수준은 오히려 떨어졌다”로 완전히 뒤집혔다.

문제를 제기한 우 의원은 “12월은 보너스가 지급되는 달이고 직장 이동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근로시간이 길다는 특성이 있다”면서 “통계가 담은 의미를 제외하고 수치만 갖고 집계한 자료는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산업활동, 서비스업 생산, 수출입 동향 등 각종 경제관련 통계도 산정 기준에 따라 고무줄처럼 변하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부족해 혼란을 야기한다. 5일 간격을 두고 발표된 ‘5월 산업활동’과 ‘5월 서비스업 활동’ 중 가장 주목을 받은 부분은 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도ㆍ소매업 판매’의 지속적인 증가였다.

이를 두고 산업활동, 서비스업 통계는 각각 3.8%, 3.2% 증가라는 다른 수치를 보였다. 더욱이 3월 자료의 경우 도매업 판매가 산업활동 동향에서는 0.4% 증가로 나타났지만 서비스업 동향에서는 오히려 0.2% 감소하는 등 정 반대 추세를 보였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산업활동 동향은 단순한 판매액(매출)만을 기준으로 하는 반면 서비스업 동향은 영업이익 등 순수한 부가가치만을 기준으로 한다”면서 “때때로 두 통계가 완전히 반대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활동 동향의 경우 업체에서 손해를 보면서 원가보다 싼 값에 물건을 팔더라도 매출만 늘어나면 통계상 ‘증가’로 집계된다는 뜻이다.

비슷한 이유로 5월 수출 증가율의 경우 한국은행 통계는 11.8% 증가로 나타났으나 통계청 발표 자료는 4.3%에 머물렀다. 통계청은 수량을 기준으로, 한국은행은 금액을 기준으로 집계해서 생긴 차이라고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통계는 산정 조건이나 비교 기준을 조금만 바꿔도 결과가 180도 바뀌는 경우가 많다”면서 “계절 조정 요인이 많은 실업률 등을 전년 동월이 아닌 전월 대비로 분석해 무조건 호전됐다고 주장하는 등 정부의 해석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고리’ 격인 경우가 많으므로 선별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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