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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칼럼/ 교사에 대한 신뢰ㆍ존경 회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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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칼럼/ 교사에 대한 신뢰ㆍ존경 회복되길

입력
2005.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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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름답고 황홀한 그림을 그리는 미술가가 아니라 교사가 된 것을 기뻐한다. 미술가는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지만 나는 아이의 기억 속에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미술가는 종이 위에 흔적을 남기지만 나는 영혼 위에 흔적을 남긴다.’

‘나는 교사가 된 것이 매우 기쁘다’라는 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학생들과 영원히 교단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교사를 꿈꾸며 예비교사로 대학에 입학했다. 10여 년간 수많은 선생님을 만났다. 기억에 남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그분들을 떠올리면서 ‘꼭 그렇게 멋진 선생님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길을 걸어가다가 문득 선생님이 황사와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황사’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은 ‘흙먼지’ ‘호흡기질환’ 등을 떠올리며 인상을 찌푸린다. 하지만 황사는 토양을 중화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이렇듯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을 때 후자가 더 선명한 인상을 주고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 같다.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특수학교 버스 교통사고에서 온 몸을 던져 제자를 구한 선생님의 얘기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감동적인 일은 나쁜 사건 하나면 다 묻혀버린다.

최근 서울 K사립고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금품과 접대를 받고는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주고 과외를 알선하는 등 ‘비리종합세트’를 선물해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소리 없이 노력하는 교사들과는 상관없이 당분간 사람들은 머리 속에 ‘선생님’이라는 단어와 함께 ‘비리’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교사 전체가 신뢰를 잃게 될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교사는 참으로 가치 있는 직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요즘은 선생님의 의미가 옛날에 비해 바랜 것 같다. 이렇듯 교사가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게 예비교사의 입장에서 너무 안타깝다. 분명 오늘도 주위 사람들은 참된 교사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오로지 제자들만 생각하는 선생님들을 많이 봐왔는데….

예전과는 많이 다른 요즘이지만, 다들 존경하는 선생님이 한 분씩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예전과 다른 요즘’에 어느 정도 교사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처럼 선생님이 진심으로 존경받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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