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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 차기작 '보복'/ "이스라엘 미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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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 차기작 '보복'/ "이스라엘 미화" 논란

입력
2005.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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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 중인 영화가 또다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번에는 뮌헨 올림픽을 피로 물들인 ‘검은 9월단’의 테러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보복을 다룬 영화다.

1972년 9월5일 8명의 테러리스트가 올림픽 선수촌에 침입, 이스라엘 선수 2명을 살해하고 9명을 인질로 잡은 사건이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정치범 200여 명의 석방을 이스라엘 측에 요구하며 공항으로 향하다 총격전 끝에 인질 전원과 테러리스트 5명이 사망했고, 3명이 체포됐다.

‘복수(Vengeance)’란 가제로 말타와 부다페스트 등지에서 촬영중인 이 영화는 12월23일 개봉 예정이다. 문제는 이 영화가 모사드의 보복을 정당화하는 게 아니냐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에서 수많은 군사작전을 벌였고, 특히 모사드는 팔레스타인 요인들을 잇따라 암살했다.

더욱이 스필버그는 유대인 출신인데다, 그렇지 않아도 ‘시오니스트’성향이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기 때문에 논란은 심상치 않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5일 모사드 요원 출신인 조지 요나스가 쓴 원작 ‘보복’(1984년)을 볼 때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벌어지는 임무와 인간 본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요원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상당수 중동인들은 그가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영화를 만들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논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눈에는 눈’식인 이스라엘의 대응을 미화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뉴욕 포스트는 지난해 8월로 예정됐던 영화의 개봉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스필버그 감독이 테러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주인공인 모사드 요원으로는 영화 ‘트로이’에서 헥토르 왕자 역을 맡았던 에릭 바나가 캐스팅됐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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