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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순간 가스·얼음들로 '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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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순간 가스·얼음들로 '섬광'

입력
2005.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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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맞혔다. 대성공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혜성 충돌 프로젝트 딥 임팩트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지구에서 1억3,400km 떨어진 우주에서 한 판 불꽃 쇼를 펼치며 대장정을 끝냈다.

6년 동안의 치밀한 계획, 6개월 동안 4억3,100만여㎞에 이르는 항해, 3억3,300만 달러라는 ‘우주학적’ 액수가 어우러져 결실을 맺은 것이다.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 호가 3일 오후 3시 7분(한국시각)에 발사한 충돌체(임팩터)는 24시간 가까이 시속 3만7,000km의 속도로 80만km를 날아 4일 오후 2시 52분, 템펠 1 혜성에 부딪쳤다. 인공물체가 우주 공간에서 혜성 표면과 충돌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는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딥 임팩트 호는 혜성에서 8,000㎞ 떨어진 곳에서 허블 망원경으로 충돌 장면을 찍어 미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통제실로 보냈다. 통제실 대형화면에는 충돌 직후 혜성이 뿜어 낸 얼음과 가스, 먼지가 퍼지면서 하얀 섬광이 번쩍거렸다.

순간 환호성이 터졌고 관계자들은 서로 부둥켜 안았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 모인 1만 여명의 관광객 역시 “공상과학 영화를 보는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JPL의 딥 임팩트 프로젝트 책임자인 릭 그래이머는 기자회견을 갖고 “항해는 완벽했고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며 “놀라움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딥 임팩트 호는 충돌 전후 14분 동안 혜성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각종 자료를 수집, 전송했다. 충돌체도 부딪혀 소멸되기 3초 전에 얼음, 먼지, 바위로 뒤덮이고 곳곳에 둥근 모양의 분화구가 보이는 영상을 보내왔다.

충돌로 인해 혜성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과학자들은 무게 272㎏의 세탁기 모양 충돌체가 28㎢ 면적의 감자 모양 혜성과 충돌, 최대 14층 건물 높이에 미식 축구 경기장 넓이의 구덩이를 만들어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주 쇼는 끝났지만 태양계의 신비를 벗기는 작업은 이제부터다. JPL의 찰스 엘라치 박사는 “우주 탐사의 새 지평을 열었다”며 “정보를 분석하면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학자들은 혜성의 겉(표면)과 속(구성 요소)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우주과학자 모니카 그라디 박사는 “충돌로 생긴 구덩이와 충돌 전의 모습을 비교하면 혜성 내부 핵의 모습도 알 수 있다”고 내다봤다.

NASA는 8월까지 딥 임팩트 호가 보내 올 자료 분석에만 최소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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