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일어난 일이다. 옴진리교의 광신도들이 사린가스를 지하철에 살포했던 사건이 발생한 후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도쿄의 도서관에서 옴진리교 신도들이 열람한 책의 목록을 요구했었다. 도서관에 있는 자료를 통해서 사린가스 제조법을 입수했을 것이라는 추정 때문이었다.
도서관에서 그 목록을 제공한 게 아니냐며 엄청난 항의가 쏟아졌다. 그런데 도서관을 공격한 주체는 옴진리교 신도들이나 도서관계 사람들이 아니라 일반 시민이었다.
우리의 사고방식으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것은 ‘도서관 헌장’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도서관 헌장이 있는 도서관이 별로 없지만 외국은 도서관 헌장이 필수적이다. 도서관 헌장에서는 사상의 자유와 시민의 알 권리가 침해받을 수 없는 권리임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일이다. 도서관에는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그 컴퓨터로 포르노 사이트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사서가 그 사람에게 컴퓨터 사용 중지와 퇴실을 요구했다.
역시 우리의 사고방식으로 정당한 일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도서관을 고소했다. 그리고 도서관은 재판에서 졌다. 그 이유 역시 ‘도서관 헌장’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도서관에서는 컴퓨터로 무엇이든 마음대로 볼 수 있도록 칸막이를 설치하기로 했다.
문헌정보학과 전공 수업에서 직접 들은 사례이다. 공공도서관 발달의 역사는 바로 민주주의의 역사인 것이다. 영국에서는 세금으로 공공 도서관을 만드는 법을 제정했다. 1930년대에는 학기나 정규 커리큘럼이 없어도 도서관을 통해서 평생동안 대학에 있는 것처럼 독자적인 연구와 학식을 쌓을 수 있다는 개념이 나왔다. 이것이 도서관의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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