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한면을 가득 메운 캔버스에 찍힌 작은 점들이 출렁인다. 그 점들은 흩어져 있는가 하면, 더러는 밀집돼 있다. 그 위에 다양하게 변화되는 하늘색과 갈색의 타원형이 그려져 있다.
보면 볼수록 밑에 깔린 점들은 살아 있는 움직이는 것 같다. 서울 청담동 줄리아나 갤러리에는 걸려 있는 제임스 브라운의 ‘행성’시리즈 25점이 주는 이미지다.
제임스 브라운은 1970년대말 미셸 바스키아, 도널드 베출라 등과 더불어 국제 미술계의 주역으로서 미국 회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2001년 ‘기적의 소금’ 시리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내한전.
그는 1874년 영국 태생 구스타프 홀스트가 스페인을 여행한 후 작곡한 음악 ‘The Plants’에서 영감을 얻어 행성을 주제로 작업을 해 왔다. 점, 색, 구성 등의 차원에서 신비롭고 환상적인 우주와 행성들을 그려 냈다. 수많은 별들을 의미하는 점 하나 하나는 각자 특유의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다시 '색면 추상(Color Study)’으로 이어진다. 행성 시리즈 작업에서 보여준 독특한 색깔들만 모아 놓아 우주의 내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번 전시작들은 인간을 둘러싼 우주의 신비에 대해 얼마나 작가가 갖고 있는 관심과 경외감의 표현이다. 20일까지. (02)514-4266.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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