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미학으로 승부하는 호텔들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3년간의 증축ㆍ보수 공사 끝에 5월 임페리얼 팰리스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된 옛 아미가호텔, 4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오픈한 파크하얏트 호텔, 지난해 11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자리잡은 자칭‘6성급’ W 서울 워커힐 호텔(W호텔). 호텔은 최고경영자의 경영 철학과 서비스 정신이 24시간 고스란히 고객 앞에 드러나는 독특한 비즈니스 분야다. 새롭게 오픈한 3개 호텔의 총지배인을 만나 그들만의 최고 자랑거리를 들어보자.
김희원 기자 hee@hk.co.kr
■ 20층에 한옥풍 라운지/ 김희수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총지배인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의 김희수(54) 총지배인은 세계적인 체인 호텔 사이에서 토종 호텔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총지배인은 서울 로얄호텔에서 시작해 리츠칼튼, JW메리어트 호텔 개관 준비팀에 참여한 ‘개관 전문가’다.
김 총지배인이 새롭게 꾸며진 호텔 시설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는 것은 20층‘클럽 임페리얼 라운지’.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은 절대왕정 시대 프랑스 왕궁을 연상시키는 앤티크풍으로 꾸며졌는데, 20층 라운지는 이런 호텔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기와 지붕 아래 아궁이와 가마솥 등을 갖춘 조선시대 양반 한옥으로 만들어졌다.
김 총지배인은 “체인 호텔이 아니었기에 가능했던 독창적인 발상”이라며 “외국인 투숙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그는 “처마끝 장식 하나 하나가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 소파 등 객실 디자인 독특/ 잉바 스트레이 W호텔 총지배인
노르웨이 태생인 W호텔 잉바 스트레이(41) 총지배인은 5세 때 이미 호텔리어의 꿈을 품고 20년 넘게 각국 호텔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다.
“한국에 처음 와서‘원 샷’이라는 음주문화가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그는 “하지만 한국 국민들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잘 받아들이고 변화에 뒤지기 싫어하는 성향을 갖고 있는 덕분에 W호텔도 빨리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53개 객실을 갖춘 W호텔은 객실 구조에서부터 알록달록한 소파, 타원형의 화장실 문까지 디자인이 독특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중 스트레이 총지배인이 가장 아끼는 곳은 2층 높이의 창에서 햇살이 가득 내리쬐는‘레스토랑 키친’. “한강을 굽어보며 차를 마시다 보면 집 거실에 앉아있는 느낌”이란다. 싱가포르 여성과 결혼한 그는 취미가 집안 꾸미기다.
■ 욕실이 객실의 1/3 차지/ 시미언 올레 파크하얏트 호텔 총지배인
호주 태생의 파크하얏트 호텔 시미언 올레(40) 총지배인도 중국, 태국의 호텔에서 근무하면서 태국 여성과 결혼했다. 그는 호텔 개관을 준비할 때 2,000여명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많게는 3~4차례 면접을 직접 실시해 200명을 뽑았다. “여느 특급호텔의 절반도 안 되는 200개 객실을 운영하는 파크하얏트는 일 대 일 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올레 총지배인은 “24층 최고층에 위치한 로비는 서울의 전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 호텔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된다”고 자랑했다. 파크하얏트가 내세우는 강점은 여느 호텔보다 넓은 욕실이다.
욕실이 객실의 3분의 1을 차지하는데다 욕조와 벽이 모두 돌로 돼 있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즐기다 보면 마치 계곡에 온 느낌이 든다. 특히 객실과 욕실 사이, 바깥쪽 유리가 모두 통유리로 돼 있어 블라인드만 올리면 길 건너편 빌딩과 교감하며 목욕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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