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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는 정원 감축, 국립대는 통폐합 선택

입력
2005.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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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사립 대학들이 2007년까지 학부 입학정원을 10% 줄이기로 결정한 것은 “정원을 줄이지 않으면 2단계 BK(두뇌한국) 21 사업 등 각종 재정지원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경고’에 일단 ‘백기’를 든 셈이다.

그러나 사립대 정원 감축 결정이 충분한 학내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시간에 쫓겨 이루어진 측면이 많아 향후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통ㆍ폐합 신청을 한 국립대들도 사정은 같다. ‘짝짓기’를 통해 정부의 구미에 맞게 특성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교수나 학생 등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이 계속되고있어 갈 길이 험난하다.

교육부에 구조개혁 재정지원 사업 신청서를 제출한 사립대는 모두 7곳이다. 공통점은 한결같이 “정원 감축을 통해 구조개혁을 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통ㆍ폐합 신청을 한 사립대는 단 한곳도 없어 대조를 보였다.

정원 감축 대학중에는 경희대가 가장 많은 정원인 62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양대(564명) 성균관대(400명) 인하대(399명) 고려대(398명) 이화여대(396명) 연세대(393명) 등 순으로 감축계획을 제출했다. 대부분이 서울시내에 있는 대학이고 수도권 대학은 인하대가 유일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원을 5% 이상 줄이는 대학에 한해 사업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신설 대학이 적지않아 정원 감축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구조개혁 재정지원을 신청하더라도 심사과정에서 서울 소재 대학에 밀려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국립대는 구조개혁 수단으로 통ㆍ폐합을 우선적으로 선택했다. 경상대 군산대 목포대 부경대 등은 사립대처럼 정원 감축을 택하기도 했다.

특히 통합 국립대는 지역산업과 연계해 캠퍼스별로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남대와 여수대는 통합 후 광주캠퍼스의 경우 광산업, 정보가전, 수송기계에 주력하고, 여수캠퍼스는 수산해양, 국제물류 분야를 집중 육성키로 로드맵이 짜여졌다.

부산대와 밀양대는 통합이 되면 밀양캠퍼스에 기존 농과대학 중심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나노 및 바이오 분야를 특성화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구상들이 계획대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이다. 당장 이번에 통합 신청을 한 경북대와 상주대만 보더라도 ‘살얼음판’ 통합 논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상주지역 주민들이 경북대와의 통합을 반대하자 상주대 총장이 통합 중단을 선언했는데도 교수협의회측이 계획서를 제출, 정당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립대 정원 감축 또한 관련 학과 교수와 학생 등 구성원들과의 합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심한 반발이 일어날 수 있어 백지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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