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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지킬 원군' 외국인 돌아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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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지킬 원군' 외국인 돌아오나

입력
2005.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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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만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3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전고점(1,025포인트)에 바싹 다가선 4일에도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1,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덕분에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합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합지수 1,000선에서 이익 실현에 나섰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가 1,000포인트 이후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데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이황귀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과 대만에 대해 차별적인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들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대만의 MSCI지수 편입비중 확대 이후 계속됐던 외국인들의 대규모 대만시장 순매수가 지난달 28일부터 축소되는 모습”이라며 “6월 중 큰 차이를 보였던 한국과 대만간 외국인 순매수 기조의 추세적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달 14일 이후 시작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기간 중 삼성전자를 꾸준히 팔아대던 외국인이 1일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점도 주목할만한 변화라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도 “외국인의 대만시장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일단락된 것 같다”면서 “외국인 자금이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대형 IT주에 대한 기대감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가 9월 중 영국 FTSE지수에 편입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제거돼 중소형주에 비해 많이 오르지 못한 대형주가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오 연구원의 진단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비중확대보다는 매도공세 일단락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미 외국인의 국내 증시 비중이 40%를 넘고 있어 큰 폭의 비중확대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기보다는 주식을 공격적으로 팔지 않는다는 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외국인의 전기전자에 대한 매도가 줄어들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선호종목 중 어떤 것을 참고하느냐가 관건이다. 외국인이 최근 대형 IT주 비중을 늘리고 있는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아직도 중소형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서울증권 최운선 연구원은 “현재 시장이 든든한 수급 기반을 배경으로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기관들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2ㆍ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중소형 실적 호전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투자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금리 동결 때 수혜를 볼 수 있는 자산주 성향의 가치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이어간다 해도, 단기적 성향을 지닌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턴어라운드 기업이나 가치주 성향의 중소형주, 실적 호전 코스닥기업 등에 관심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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