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의 일정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8일 장마철을 맞아 상습 수해지역을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기로 했다. 어느 지역에 갈 지는 ‘비밀’이다. 대표비서실은 4일 “아직 조정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박 대표의 이 일정은 미리 발표하는 ‘주간 당무일정’에도 빠져 있다.
이유를 물으니 당 관계자는 “사실은 저쪽(우리당)이 또 따라 할 것 같아서 쉬쉬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박 대표는 4월 초 국회 교섭단체 연설을 마치고 강원도 산불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공교롭게도 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같은 날 새벽 3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화재 지역을 먼저 찾았다.
한나라당은 “오비이락일 수도 있지만, 우리당의 ‘물타기’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그날 우리당이 현장에서 당직자회의를 한 것도 3월 우리 당의 독도 당직자회의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 대표는 5월3일 오후 ‘실종아동 지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실종아동 부모와 간담회를 가졌다. 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 등이 이날 같은 실종아동 부모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실종아동 법률 제정 관련 보건복지 정책간담회’를 연 뒤였다. 한나라당은 “박 대표의 일정이 먼저 잡혀 있었다”고 하소연한다.
또 “2월14일 발렌타인데이 때 박 대표가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떡을 돌리자마자 우리당이 초코렛을 돌리거나, 우리당 지도부가 1월 실종아동 부모들을 만나고 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리는 등 뒤늦게 따라 하는 사례도 많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양당의 이미지ㆍ이벤트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의 과민 반응”이라는 지적도 물론 있다. 우리당 전병헌 대변인도 “유치하고 어처구니 없는 착각”이라고 일축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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