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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충돌 딥 임팩트 성공/ 충돌순간 가스·얼음들로 '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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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충돌 딥 임팩트 성공/ 충돌순간 가스·얼음들로 '섬광'

입력
2005.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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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맞혔다. 대성공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혜성 충돌 프로젝트 딥 임팩트가 지구에서 1억3,400km 떨어진 우주에서 한 판 불꽃 쇼를 펼치며 대장정을 끝냈다. 6년 동안의 치밀한 계획, 6개월 동안 4억3,100만 여 ㎞에 이르는 항해, 3억3,300만 달러라는 ‘우주학적’ 액수가 어우러져 결실을 맺은 것이다.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 호가 3일 오후 3시 7분(한국시각)에 발사한 충돌체(임팩터)는 24시간 가까이 시속 3만7,000km의 속도로 80만 km를 날아 4일 오후 2시 52분, 템펠 1 혜성에 부딪쳤다.

딥 임팩트 호는 혜성에서 8,000㎞ 떨어진 곳에서 허블 망원경으로 충돌 장면을 찍어 미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통제실로 보냈다. 통제실 대형화면에는 충돌 직후 혜성이 뿜어 낸 얼음과 먼지가 퍼지면서 하얀 섬광이 번쩍거렸다.

순간 환호성이 터졌고 관계자들은 서로 부둥켜 안았다. JPL 관계자는 “항해는 완벽했고 충돌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컸다”며 말했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 모인 1만 여명의 관광객 역시 “공상과학 영화를 보는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딥 임팩트 호는 충돌 전후 14분 동안 혜성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각종 자료를 수집, 전송했다. 충돌체도 부딪혀 소멸되기 3초 전에 얼음, 먼지, 바위로 뒤덮이고 곳곳에 둥근 모양의 분화구가 보이는 영상을 보내왔다.

충돌로 인해 혜성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과학자들은 무게 272㎏의 세탁기 모양 충돌체가 28㎢ 면적의 감자 모양 혜성과 충돌, 최대 14층 건물 높이에 미식 축구 경기장 넓이의 구덩이를 만들어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주 쇼는 끝났지만 태양계의 신비를 벗기는 작업은 이제부터다. JPL의 찰스 엘라치 박사는 “우리는 우주 탐사의 새 지평을 열었다”며 “충돌로 얻어낸 정보를 분석하면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학자들은 혜성의 겉(표면)과 속(구성 요소)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우주과학자 모니카 그라디 박사는 “충돌로 생긴 구덩이와 충돌 전의 모습을 비교하면 혜성 내부 핵의 모습도 알 수 있다”고 내다봤다. NASA는 8월까지 딥 임팩트 호가 보내 올 자료 분석에만 최소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4일 성공한 딥 임팩트 호와 혜성 템펠 1의 충돌 실험에서 과학자들이 얻은 소득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BBC가 이번 실험의 목적과 결과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_이번 탐사로 어떤 지식을 얻을 수 있나.

지금까지 혜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핵, 코마(구름형태의 대기) 그리고 한 두 개의 꼬리가 있다는 것 뿐이다. 어떤 성분으로 이뤄졌는지, 핵이 어떤 구조를 갖고 있는 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다. 다만 46억년 전 태양계가 생겼을 때와 똑 같다는 짐작을 할 뿐이다.

또 과학자들은 지구상의 물 성분 중 대부분은 혜성의 얼음에서 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소행성과 혜성이 지구 위로 쏟아져 지구에 복합유기물 분자를 심어 생물을 탄생시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실험으로 태양계 생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 뿐 아니라, 생명의 기원에 관해서도 많은 단서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_앞으로 보낼 정보는.

딥 임팩트에는 고해상도장비(HRI)와 중해상도장비(MRI)가 실려 있다. HRI는 이번 탐사작업에 사용되는 주 과학장비로 망원경과 적외선 분광기, 다중스펙트럼 CCD 카메라로 이뤄졌다. HRI는 충돌 순간을 가시광선 스펙트럼의 일반적인 이미지로 촬영하고 혜성의 핵이 방출하는 물질의 적외선 ‘지문’도 채취한다.

_영화처럼 혜성에 충격을 가해‘지구 최후의 날’도 막을 수 있나.

이번 실험은 소행성의 궤도를 바꿔 지구와의 충돌을 피하게 하는 기초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혜성의 크기에 비하면 충돌은 모기가 앉은 정도에 불과하지만, 학자들의 계산대로 정확히 혜성에 충돌한 것은 의미가 있다. 실제로 유럽우주국(ESA)는 2010년에 궤도변경을 위한 혜성충돌프로젝트인 ‘돈키호테’를 추진할 예정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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