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의 잇단 국내 진출과 은행의 수익원 다변화 정책에 따라 은행마다 딜링룸 대형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딜링룸은 주식 외환 파생상품 등 각종 금융자산을 한꺼번에 운용하는 은행 내 자금운용 부서다.
‘딜링룸 대전’의 선두주자는 한국씨티은행. 씨티은행은 3월 초 옛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자금운용실을 통합하면서 딜러 70명이 한꺼번에 업무를 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을 설치했다.
그동안 다른 은행들이 대규모 자금운용실을 운영하면서도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딜링룸 공간에는 별 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발상의 전환’인 셈이다.
씨티은행의 선공이 시작되자 곧바로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반격에 나섰다. 4월 국민은행 본점 11층을 개조해 씨티은행보다 3명 많은 73명이 근무할 수 있는 딜링룸을 마련, 자존심 대결에 나선 것이다.
급기야 SC제일은행은 딜링룸 멤버를 80명으로 꾸리면서 ‘국내 최대’ 타이틀을 국민은행에게서 빼앗아왔다. 제일은행은 또 2,60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해 100만원짜리 딜러 전용 전화기 등 최신식 기자재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 마진 위주의 전통적 방식이 한계에 봉착한데다 수수료 수익도 아직은 미진한 상태”라며 “딜링룸은 적은 인원으로 고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수익선 다변화라는 은행권 전략과도 맞물리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